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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못배운 性… 궁금증 풀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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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못배운 性… 궁금증 풀렸죠”

김하경 기자 입력 2019-07-19 03:00수정 2019-07-1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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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가보니
10일 서울 영등포구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중학생 대상 성교육 프로그램 ‘한봄이네’에서 학생들이 상대방의 심장 소리를 들어보는 등 몸의 소중함을 배우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19세 이상만 보는 것.”

“야동!”

10일 서울 영등포구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아하센터)에서 진행된 ‘청소년 체험형 성교육’에서 여자 중학생 6명이 두 팀으로 나눠 성교육 관련 스피드퀴즈를 했다. 강사가 제시한 단어를 보고 학생이 설명하면 다른 학생이 맞히는 방식이다. 강사는 학생의 설명을 들은 뒤 왜곡된 성지식을 바로잡아주기 위한 설명을 덧붙인다. 아하센터는 청소년 성교육·성상담 전문기관이다.


스피드퀴즈를 마친 뒤 강사는 ‘야동’이라는 단어가 쓰인 카드를 다시 꺼냈다. 그는 “야동을 19세 이상만 보는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청소년이 접한다”며 “이걸 보는 게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했다. 학생들은 잠시 생각하다 “아니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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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는 “야한 영상도 종류가 많다”며 “‘이 영상물은 너무 남성 중심적이다’ ‘이건 나쁜 영상이다’라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산 야동’이라는 이름이 붙어 불법 유통되는 불법 촬영 영상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같은 시간 남자 중학생 17명은 또 다른 성교육 프로그램 ‘한봄이네’에 참여했다. 실내조명을 어둡게 하고 원형으로 둘러앉아 음악을 들으며 몸의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도 가졌다. 강사는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다”며 “내 몸을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과 신체 접촉을 할 때는 어떻게 존중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게 성교육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센터가 여학생과 남학생을 분리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편안하고 솔직하게 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선 정규 학교들은 교육부의 학교 성교육 표준안에 맞춰 교육 과정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야동’ 등 청소년이 흔히 접하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또 금욕주의를 강조하는 등 교육의 초점이 ‘통제’에 맞춰졌다. 현실과 괴리가 크다.

아하센터는 일선 학교에서 받지 못하는 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소년들이 숱한 성 관련 정보를 쉽게 접한다는 것을 가정해 왜곡된 성의식을 갖지 않도록 독려한다. 성 관련 궁금증을 해소하는 기회도 마련한다. 김준영 군(13)은 “그동안 성교육은 신체 부분에 대한 설명을 듣는 등 형식적인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는 편안하게 성과 몸에 대해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하센터는 8개 서울시 청소년 성문화센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국비와 시비를 합쳐 매년 6억5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연간 7만2000여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교육생 중 79%는 초중고교생이다. 아하센터 관계자는 “자녀나 학생들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려는 성인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있다”고 말했다. 아하센터는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프로그램 운영 방안도 모색 중이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서울 영등포구#아하센터#청소년 체험형 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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