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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삶 전체 탈탈 터는 휴대전화 압수, 더는 남용 못 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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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삶 전체 탈탈 터는 휴대전화 압수, 더는 남용 못 하게 하라

동아일보입력 2019-06-26 00:00수정 2019-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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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가 정부 부처의 공무원 휴대전화 감찰 논란과 관련해 “행정조사의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감찰이 행정조사 형식으로 이뤄지는 만큼 법에 따라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 범위에서 실시해야 하고, 그 결과를 형사처벌 등 다른 목적에 쓰려면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법적 근거도 없이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조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현실에 제동을 건 것이다.

공무원의 비리, 비위 적발 못지않게 개인정보 보호도 중요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서 문제가 됐던 것처럼,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삭제된 정보까지 복원하는 사실상 수사 수준의 조사를 하려면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는 것이 당연하다.

현대사회에서 휴대전화는 단순히 전화를 걸고 받는 통신 수단이 아니다.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휴대전화는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일에 관심 있는지 등 소유주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통로가 된 지 오래다. 그런 휴대전화를 조사 범위 등에 대해 별다른 제약 없이 조사하는 현재 관행은 문제가 크다.

정부는 공무원 본인에게 동의서를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무원이 소속 기관이나 상급 기관 감찰부서의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에서 이는 영장 없이 강제 압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영장 없이는 휴대전화를 넘겨받을 수 없도록 법에 명시하고, 정부는 법 개정 이전이라도 잘못된 감찰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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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이 민간 분야 휴대전화 압수수색에서 원래 수사 범위를 벗어난 내용을 들여다보고 악용하는 일도 막아야 한다. 검경은 휴대전화를 압수할 때 영장 내용과 관련 없는 내용도 조사한다는 포괄적 동의를 받은 뒤, 그렇게 찾아낸 단서를 별건수사나 자백 압박 수단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인권 침해를 막고 방어권을 강화할 실질적 수단을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휴대전화 감찰 결과나 압수수색 결과의 불법 유출을 막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내용이 ‘망신 주기’ 등 불순한 목적으로 이용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는 감찰, 수사 대상자 본인은 물론 제3자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엄벌해야 한다.
#공무원 휴대전화 감찰#휴대전화 압수#개인정보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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