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환전 힘든 미화 100달러 구권…여행객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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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2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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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신권 발행…위폐 성행해 구권 환전 힘들어

미화 100달러 신권.© News1
미화 100달러 신권.© News1
광주에 거주하는 이모씨(35)는 최근 4박5일 일정으로 친구들과 함께 대만으로 여행을 떠났다.

출국 전 이씨는 개인적으로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 들러 현금을 미국 달러로 환전했다.

대만 여행의 경우 미국 달러로 환전했다가 대만 달러로 바꾸는 2중 환전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주변의 권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와 친구들은 들뜬 기분으로 여행을 출발했지만 대만 현지 공항에 도착해 환전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상황에 직면했다.

공항 환전소에서 대만 돈으로 환전을 요구했지만 이씨가 갖고 있던 미화 100달러짜리는 환전이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이씨가 가지고 있는 미화 100달러 지폐는 구권이었고 중국을 중심으로 위조지폐가 성행하면서 환전소는 구권에 대한 환전을 거부했다.

결국 이씨는 여행 기간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비용을 충당했고, 여행 막바지에야 도심의 환전소에서 겨우 100달러 지폐를 환전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환전소 측에 수수료 명목으로 상당액을 지급해야 했다.

이씨는 “함께 여행을 간 사람들은 모두 100달러 지폐를 다 신권으로 받았다고 했다”며 “은행이 이같은 내용을 다 알고 있었을 것인데 구권을 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화 100달러 신권은 2011년부터 발행했다. 지폐 앞면의 중앙부분에 3D 리본이 새롭게 새겨졌고, 우측 하단의 잉크병 속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사라지는 ‘자유의 종’이 추가됐다.

미국 정부는 신권 발행으로 이른바 ‘슈퍼노트’와 같은 위조지폐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구권과 신권이 혼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히 동남아 여행객을 중심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씨가 달러로 환전했다는 해당 은행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00달러 신권과 구권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지만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구권을 꺼리는 현상이 높다”고 전했다.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도 가급적 동남아로 가는 여행객들에게는 구권으로 환전을 해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은행 측도 100달러짜리를 모두 신권으로 바꿔 업무를 단순화하고 싶지만 100달러짜리 구권 처리가 만만치 않다는 하소연이다.

이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도 100달러 구권의 경우 외국환은행에 10만달러 단위로만 보내야 신권으로 교환해줘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100달러 구권에 대한 안내가 널리 이뤄져 즐거워야 할 여행지에서 당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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