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 남방정책’… 캄보디아에 첫 공공 와이파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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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지역 사회공헌 확대

9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훈센 국립공원에서 열린 공공 와이파이 개통식에서 구현모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9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훈센 국립공원에서 열린 공공 와이파이 개통식에서 구현모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KT 제공
“오늘은 캄보디아에 무료로 와이파이를 개방하는 역사적인 날입니다. 온 국민이 공공장소 어디서나 공짜로 인터넷을 쓰게 되면 도농 간 교육격차는 줄고 수익은 늘어날 것입니다.”

9일(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훈센 국립공원에서 캄보디아 최초의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가 시작됐다. 캄보디아 우정통신부 트람 이브 테크 장관은 개통식 축사를 통해 “인터넷이 연결되면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골 학생들도 프놈펜 학생처럼 양질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하루에 5명 태우기도 어려운 ‘툭툭이’(오토바이 택시)도 모바일로 배차되면 손님을 10, 20명 받을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가난 탈출구’가 될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 ‘先 신뢰구축 後 사업확대’ 포석

이날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 행사장에 모인 학생 1000여 명은 휴대전화에 잡히는 ‘Free WiFi’ 신호와 속도에 신기해하는 표정이었다. 캄보디아에서 와이파이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쓸 수 있는 유료 서비스다. 하지만 KT는 현지 국영통신사인 텔레콤캄보디아(TC)와 손잡고 젊은 학생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프놈펜 훈센공원(약 2만6000평)과 로열팰리스공원(약 5000평)에 무료 와이파이망을 구축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외국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보다 5∼7배로 빠른 최대 600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가 측정됐다.

KT는 캄보디아의 첫 공공 와이파이 구축 외에도 프놈펜 외곽 고등학교 3곳에 기가 와이파이망을 깔았다. 화상회의 솔루션인 ‘기가지니 케이박스’를 통해 학생들의 원격교육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KT는 데이터 요금이 비싸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TC에 40만 달러(약 4억3000만 원)를 지원했다.

KT가 캄보디아 ICT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캄보디아에서 쌓은 신뢰를 주변국으로 확장시켜 동남아 인프라 및 사업 협력을 늘리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인도차이나 반도 중앙에 위치한 캄보디아는 미얀마, 라오스 등 인접국과 문화적 환경이 비슷해 성과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트람 이브 테크 장관은 “2020년 캄보디아에 5G를 구축할 때도 경험과 능력을 갖춘 KT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ICT에 신뢰를 보냈다. 오낙영 주캄보디아 대사는 “한국 정부가 실시하는 신남방정책(아세안 교역을 늘리는 외교)은 사람 중심의 협력”이라며 “무선인터넷이 양국 국민의 마음을 열고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ICT로 도서산간 소외계층 삶 혁신

KT의 ‘통신 남방정책’은 이미 1년 전 시작됐다. 10일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모헤시칼리섬에서 열린 ‘기가아일랜드 출범 1주년 행사’에서는 최근 1년간 변화된 섬 주민들의 일상이 소개됐다. 이번에 캄보디아 학교에 구축한 화상회의 솔루션은 지난해 이곳 섬 초등학교 3곳에 먼저 적용돼 학생 1200명에게 원격 화상교육을 제공했다. 학생들의 학업성적과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올해는 원격 화상교육을 10개 학교로 확대해 실시한다.

KT는 도서산간 ICT환경을 개선하는 공유가치창출(CSV) 프로젝트 ‘기가 스토리’의 해외 첫 사례로 모헤시칼리섬을 선정해 교육, 전자상거래, 의료 등을 혁신시켰다. 기존 0.2Mbps에 불과하던 인터넷 속도가 지금은 100Mbps까지로 나온다. 공공 와이파이가 깔린 마을회관에서는 하루 100여 명의 주민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젊은이들은 현지 특산물을 온라인으로 직거래한다. 이들의 수익은 이전보다 3배 많아졌다는 게 KT 측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육지에 가지 않고도 간단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모바일 초음파기와 혈액분석기를 통한 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단장(상무)은 “KT가 글로벌 사회공헌을 통해 민간 사절단 역할을 하는 건 물론이고 한국 ICT에 대한 신뢰를 쌓아 동남아 협력 강화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프놈펜·콕스바자르=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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