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홍콩판 보스턴 티 파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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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높아지는 홍콩]英, 1773년 茶 밀무역 금지시키자
미국인들 항구 습격… 독립전쟁 도화선
‘反中시위대 공항점거와 유사’ 지적

밀레니얼 세대인 2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 된 홍콩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을 타깃으로 삼은 배경은 그만큼 주목도가 높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12, 13일 시위로 (공항이) 6억 홍콩달러(약 927억 원)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500만 t의 화물을 처리한 세계 최대 항공화물 중심지이자 여객수송량 세계 8위인 홍콩국제공항의 국제적 이미지도 큰 타격을 입었다. 이틀간 시위로 항공편 979편이 취소됐다. 14일에는 법원이 공항 내 지정 장소 외 시위 금지 명령을 내려 공항 입구가 통제되고 약 100∼200명의 시위대만 남아 농성을 이어갔다. 불편을 호소하는 여행객에게 젊은 시위대는 “우리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여행객들에게 사과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홍콩 공항 시위가 현대판 ‘보스턴 티 파티’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CNBC방송은 자사 PD였던 제이크 노백 씨의 칼럼을 인용해 “이번 티 파티는 보스턴이 아닌 홍콩에서 열렸다”며 “홍콩 시위대는 ‘자치권 없이는 상업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고 이는 ‘대표 없이 과세 없다’와 정서적으로 비슷하다”고 전했다.

보스턴 티 파티는 1773년 영국이 식민지 미국의 차 밀무역을 금지하고 동인도회사에 독점권을 주는 관세법을 실시하자 자치권에 지나치게 간섭한다며 분노한 보스턴의 반영국 급진파가 항구에 정박 중인 동인도회사 선박을 습격해 차 상자들을 모조리 바다로 던진 사건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독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홍콩을 일국양제(一國兩制)로 유지하는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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