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前대통령 “참담, 죄송” 10여개 혐의는 모두 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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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前대통령 검찰 출석 “역사에 마지막이길”
“다스, 내 소유 아니다”… 수뢰 의혹도 인정 안해
檢, 이르면 16일 구속영장 청구 여부 결정 방침

6문장 70초 대국민 메시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9시 23분경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서
 착잡한 표정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직접 작성한 메시지 문안이 적힌 A4용지를 들고 1분 10초 동안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등 6개 문장을 말한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사진공동취재단
6문장 70초 대국민 메시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9시 23분경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에 서서 착잡한 표정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직접 작성한 메시지 문안이 적힌 A4용지를 들고 1분 10초 동안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등 6개 문장을 말한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14일 오전 9시 22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며 뇌물수수와 횡령 등 10여 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와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내 소유가 아니다. 다스 경영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고 다스 변호사 비용을 삼성이 대신 내도록 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15일 오전까지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1001호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신 부장검사(48)와 송 부장검사(48),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46)이 이 전 대통령을 대면 조사했다. 검사들은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으로 불렀다. 강훈(64) 박명환(48) 피영현(48) 김병철 변호사(43)가 번갈아 조사에 입회했다. 검찰은 조사 과정 전체를 영상 녹화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진술을 충분히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르면 16일, 늦어도 19일까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부인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등의 사유로 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14일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 현관 앞 포토라인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6문장 223자 분량의 대국민 메시지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말씀도 많습니다마는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A4용지 1장에 작성한 메시지 문안엔 ‘이번 일이 모든 정치적 상황을 떠나 공정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문장이 있었는데 실제 말하지는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한동훈 3차장검사(45) 등 수사팀과 10분간 녹차를 마시며 “편견 없이 조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차장검사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9시 14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출발한 이 전 대통령은 8분 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해 조사를 받았다. 2013년 2월 퇴임한 지 5년 1개월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정성택 기자
#이명박#검찰#조사#혐의#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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