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종로 데이트땐 코스도 전략”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종로구 ‘취향별 관광코스 18선’ 개발

심리테스트로 테마별 행선지 선택 ‘재미+실속’

연애 초기엔 청계천, ‘로맨틱파’ 부암동길 추천

《“전 산책을 좋아하는데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고즈넉하고 조용한 산책 코스 없을까요?”

“외국인 친구가 온다고 하는데 서울의 야경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어딜까요?”

오랜만에 나들이를 즐기려 집을 나서긴 했는데 어딜 가야 취향에 맞을지, 또 어떻게 가야 할지 정보가 없어 막막할 때가 있다. 하지만 종로 나들이를 할 때만큼은 그런 걱정을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 종로구에서 최근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관광코스를 골라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종로 맞춤형 관광코스 18선’ 가운데 내게 맞는 코스를 찾아보자. 》

○ 여행사 출신 공무원의 아이디어

‘종로 맞춤형 관광코스 18선’은 종로의 특색에 맞게 맛집 코스, 데이트 코스, 쇼핑 코스, 공연 코스, 산책 코스, 체험 코스 등 6가지 테마로 구분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기호, 성격, 취미와 같은 특성 및 여행 목적에 대한 각종 질문을 토대로 ‘심리 테스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 결과에 맞는 해당 관광 코스를 제시했다는 점.

자치구 관광코스에 심리테스트를 도입한 것은 관광과 계약직 공무원 이은지(26) 씨의 아이디어다.

“호텔 근무 경험도 있고 여행사에서 근무할 때도 코스개발 업무를 담당했었거든요. 어떻게 해야 더 재미있게 종로의 관광코스를 시민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까 하다가 심리테스트가 생각났죠. 구청 관광코스의 고리타분한 기존 이미지도 깰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이 씨의 아이디어에 관광과 동료들이 살을 붙였다. 관광과 실무직원 8명과 대학생 행정 서포터스 2명은 두 달간 발품을 팔며 18개 관광코스를 개발하고 사진을 찍었다.

“종각 나이트클럽도 데이트 코스에 넣었으면 좋겠다”는 등의 대학생 행정 서포터스의 젊은 아이디어도 적극 반영됐다.

○ 관광코스별 개성 뚜렷

‘뚜벅이파’ ‘웰빙파’ ‘짠돌이파’…. 각각의 관광코스 특징을 나타내는 별칭들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종로 맞춤형 관광코스 18선’은 하나하나 뚜렷한 개성을 자랑한다.

같은 데이트 테마의 관광코스라도 커플의 유형에 따라 추천 장소는 각기 다르다. 지금 막 연애를 시작하는 ‘작업파’에게는 청계천, 인사동 거리, 삼청동 거리와 같은 걷고 싶은 젊음의 거리를, 항상 새로운 데이트를 즐기고픈 ‘로맨틱파’에게는 부암동 능금나무 옛길과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촬영지와 같이 아직 덜 알려진 곳을 추천하는 식이다.

산책 테마코스 중 ‘학구파’ 코스는 경희궁과 국립고궁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과 같은 박물관 산책으로 짜여 있는 반면 활동적인 ‘운동파’ 코스는 창의문에서 백악마루, 청운대에 이르는 북악산 산행으로 꾸며져 있다.

종로구는 이런 맞춤형 관광코스를 지도, 사진과 함께 한 달여 뒤부터 홈페이지에서 제공할 예정이다. 안내책자도 심리테스트와 맞춤형 관광코스를 살려 ‘다이어리’ 스타일로 제작해 무료로 배포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판도 함께 만들기로 했다.

이 씨는 “종로구를 찾는 시민들이 조금 더 재미있게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의는 종로구청 관광과(02-731-1185).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