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위대, 경찰에 염산 투척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9일밤 명동서… 현장 채증 검거나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도중 염산이 투척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관련자 검거에 나섰다.

1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후 10시 반경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 부근에서 시위대의 도로 점거에 대비해 대기 중이던 300여 명의 전경이 모여 있는 곳으로 박카스 병이 날아들었다. 현장에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병이 깨지면서 안에 든 액체가 쏟아지자 산성 물질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진동했다.

경찰은 문제의 액체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고 11일 염산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아스팔트 바닥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른 것으로 미루어 문제의 염산이 시중에서 팔리는 묽은 소독용 제품이 아니라 순도가 높은 공업용 염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고농도 염산은 사람 몸에 직접 닿을 경우 피부가 녹아내리는 심한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공기와 접촉하며 생기는 가스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식도나 입안을 다칠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시위 당일 가톨릭회관 난간 부근에 모여 있던 30여 명의 시위대 중 병을 던진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현장 채증 사진 분석에 착수했다. 경찰은 투척자의 신원이 파악되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설 계획이다.

시위현장에 염산이 등장한 것은 2003년 11월 전북 부안군 원전 수거물 처리시설(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설치 반대 시위 이후 처음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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