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내내 콜록콜록 감기가 아니었네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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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기침 다양한 원인들

《곳곳에서 기침 소리가 들리는 계절이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인체 대사와 면역기능이 낮아져 감기 환자가 늘어난다. 보통 감기는 1주일 이내에 낫는다. 그러나 감기로 시작된 기침이 몇 달씩 계속되기도 한다. 이럴 때는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다른 질병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되면 ‘만성 기침’으로 분류된다. 기침이 계속되면 ‘혹시 폐결핵, 폐암은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은데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은 후비루 증후군, 역류성 위식도 질환, 기관지 천식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1. 콧물이 간질간질 ‘후비루 증후군’

후비루 증후군은 축농증이나 비염 때문에 많이 나온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면서 기침을 유발하는 현상이다. 목이 간질간질하고 목 뒤로 무언가 넘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밤이나 아침, 술 담배를 많이 한 다음 날, 과로했을 때 기침이 심해진다. 가습기를 계속 틀어 놓으면 기침이 많이 줄어든다.

2. 위산이 따끔따끔 ‘역류성 위식도 질환’

역류성 위식도 질환은 위산이 목까지 올라오면서 기침을 유발하는 것이다. 속이 쓰리고 신트림이 잦을 때, 밥을 먹고 난 후 기침이 많이 날 때, 목이 자주 잠기고 목소리가 잘 변할 때 역류성 위식도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나눠 먹고 늦은 밤에는 식사를 삼간다. 역류가 심한 환자는 식사 후 바로 눕지 말고 잘 때 머리 부분을 높게 한다.

3. 숨 쉴 때마다 쌕쌕 ‘기관지 천식’

기관지 천식은 기도가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면서 숨이 차는 병이다.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가 나고 숨이 가쁘다.

천식 악화를 예방하려면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 꽃가루 등 알레르기 인자를 피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해 기관지 확장제를 챙겨 두는 것이 좋다. 천식을 치료하면서 아스피린 등 소염 진통제를 쓰면 발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조심한다.

4. 가래에 피가 섞이면 ‘폐렴-폐결핵’

만성기침과 함께 가래가 심하고 간혹 피까지 섞여 나온다면 폐질환일 확률이 높다. 폐결핵은 폐에 결핵균이 침투해서 생기는 질환으로 전염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기침, 가래 등의 증상과 함께 쉽게 피곤해지고 밤에 식은땀이 자주 나면 폐결핵을 의심할 수 있다. 당뇨, 간질환 등 면역력이 떨어지는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결핵에 더욱 쉽게 노출된다.

폐렴은 폐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폐에 침투해 걸린다. 폐렴 여부를 알려면 호흡 속도를 관찰해 보면 된다. 숨을 쌕쌕거리고 1분 호흡 횟수가 50회 이상 되며 손톱과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면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

폐렴은 감기의 2차 합병증으로 오기 쉽기 때문에 폐렴을 예방하려면 호흡기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성 기침은 드물게 폐암의 징후일 수 있다. 폐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조금 진행되면 다른 호흡기 질환과 마찬가지로 기침, 가래가 잦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병이 조금 더 진행돼 암이 흉막을 침범하면 가슴이 결리고 아픈 증상이 온다. 암이 신경까지 전이되면 쉰 목소리가 나고 살이 빠지며 식욕이 감퇴하고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도움말=김호중 권오정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김동수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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