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2008 서울대 자연계 모의논술 해설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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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자연계 모의논술고사는 수학 및 과학의 교과 지식을 심층적으로 측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Ⅰ)형과 (Ⅱ)형의 문제가 다른 것이 특징. 인문계와 마찬가지로 서울대와 연세대의 자연계 모의 논술고사 풀이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 지난주에 서울대 (Ⅰ)형 문항에 대한 풀이를 실은 데 이어 이번 주는 서울대 (Ⅱ)형에 대한 풀이를 싣는다. 다음 주에는 연세대 자연계 모의논술 풀이를 게재한다. 지면 사정으로 제시문은 생략하고 풀이만 소개한다.》

■문항 3


■문항 4

[논제 분석]

논제 1은 피페린과 캅사이신의 구조식으로부터 두 물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고 있으며 화학 1(탄소화합물), 화학2(화학결합)의 학습이 된 경우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논제 2는 단백질 수용체에 인식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로부터 피페린이나 캅사이신의 어느 부분이 매운맛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지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 논제 3은 물질의 용해에 대한 내용으로 화학1(물의 여러 가지 특성, 탄소 화합물), 화학2(용해, 공유결합과 분자)와 연관되어 있다. 논제 4는 생물학의 기본적 관점에 대한 논제이다. 생물학은 진화학적 과학으로 생물의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와 ‘왜 그 방향으로 진화했는지’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고 한다. 이 논제는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로 생물체가 가지는 기본적인 특징인 개체유지와 종족유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생물 1(생명현상의 특성)과 연관이 있으며 논제 2와 더불어 창의적인 발상이 요구된다.

[논제 1]

가. 원소의 조성: 피페린과 캅사이신 모두 탄소, 수소, 산소, 질소로 구성되어 있다.

나. 화학 결합의 원리, 다른 원자와 이루는 결합의 수: 피페린과 캅사이신은 탄소를 중심으로 한 공유결합 물질이다. 공유결합이란 전자쌍을 공유함으로써 비활성 기체의 전자 배치인 옥테드 구조를 이루는 원자 간 결합이다. 탄소는 원자가전자가 4개로 다른 원자와 이루는 결합의 수는 4개가 된다. 다른 원자와 전자쌍을 한 개만 공유하면 단일결합, 두 개의 전자쌍을 공유하면 이중결합, 세 개의 전자쌍을 공유하면 삼중결합을 형성한다. 피페린과 캅사이신에 모두 포함된 벤젠고리는 단일결합과 이중결합의 공명구조로 단일결합과 이중결합의 중간적인 특징을 나타낸다. 또한 피페린과 캅사이신의 탄소 사슬 부분에는 분자 간의 축합 중합의 한 종류인 아미드결합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탄소 사슬 부분에 포함된 탄소 원자 간 이중결합의 수는 피페린이 2개, 캅사이신이 3개로 차이를 보인다.

다. 매운맛을 내는 데 관련되어 있으리라 추측되는 구조적 특성: 매운맛을 내는 것은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므로 피페린과 캅사이신의 비슷한 구조가 매운맛을 내는 원인일 것이다. 피페린과 캅사이신은 공통적으로 벤젠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벤젠에 탄소사슬이 결합되어 있고, 탄소사슬에는 아미드 결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3가지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공통적으로 매운맛을 내는 것이라고 추정된다.

라. 물과 기름 중 어디에 더 잘 녹을지: 피페린과 캅사이신은 벤젠에 탄소사슬이 결합된 기본 구조를 가진다. 벤젠은 정육각형의 구조를 가지는 무극성분자이고 탄소사슬 부분 중 탄소 주위가 단일결합으로만 된 부분은 사면체, 이중결합이 1개 포함되면 삼각형, 이중결합이 2개 포함되면 직선구조를 가지므로 탄소 사슬 부분도 무극성의 성질을 가진다. 탄소에 작용기가 결합되면 극성의 성질이 추가되기는 하지만 탄소의 수가 많은 경우는 무극성의 성질이 우세해진다. 따라서 피페린과 캅사이신도 무극성의 성질을 나타내 물에 녹지 않고 기름에 잘 녹을 것이다.

[논제 2]

수용체와 결합하기 위해서는 구조가 크게 변해서는 안 되므로 더 매운맛을 내는 화합물의 기본 골격도 피페린이나 캅사이신과 유사해야 한다. 논제1의 다에서 언급된 매운맛을 내는 구조적 특징을 고려하면 피페린이나 캅사이신을, 벤젠고리 부분, 아미드 결합부분, 탄소사슬 부분의 3가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구조를 크게 변형시키지 않고 바꿀 수 있는 부분은 탄소사슬에 포함된 탄소의 수이므로 탄소의 수를 바꾸어 탄소 사슬의 길이를 바꾸면 매운맛의 정도가 변할 것으로 추정된다. 탄소사슬에 포함된 탄소의 수를 조작변인으로 정하여 매운맛의 정도를 비교해 보면 더 매운맛을 내는 화합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미드 결합 부분을 에테르 결합이나 에스테르 결합으로 변화시키거나, 벤젠 고리에 부착된 작용기의 종류를 바꾸어 매운맛의 변화를 비교할 수도 있으며 이 결과를 이용하여 더 매운맛을 내는 화합물을 개발할 수도 있다.

[논제 3]

분자를 극성에 따라 분류하면 쌍극자 모멘트의 합이 0이 되는 무극성분자와 쌍극자 모멘트의 합이 0이 아닌 극성분자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이 용질로 작용하여 용매에 용해되는 과정은 크게 2가지가 있으며, 첫째로는 극성분자나 이온결합물질이 극성용매에 녹는 과정으로 용질과 용매의 인력이 용질과 용질 간의 인력이나 용매와 용매 간의 인력보다 클 때 일어난다. 염화수소, 소금, 설탕, 각종 무기염류 등이 물에 녹는 과정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는 무극성 분자가 무극성 용매에 녹는 과정으로 용질과 용매의 인력, 용질과 용질의 인력, 용매와 용매의 인력이 서로 비슷하여 확산에 의해 용해가 일어나는 과정이다. 할로겐 홑원소 물질이 사염화탄소에 녹는 과정, 옷에 묻은 때가 벤젠이나 휘발유 등에 녹아서 제거되는 과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매운맛을 내는 피페린이나 캅사이신은 무극성 분자이므로 극성 용매인 물에는 잘 녹지 않고 무극성 용매에 잘 녹는다. 우유의 성분에는 유지방이 있는데 이 성분 역시 무극성이므로 입 안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우유에 녹아 제거되어 매운맛이 없어지게 된다.

[논제 4]

피페린과 캅사이신은 방향족 화합물이므로 특유의 향을 내어 천연 살충제로 작용하여 균류나 곤충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으며, 매운맛과 향으로 동물들이 뜯어 먹지 못하게 방어할 수 있어 개체 보존에 기여할 수 있다.

고추가 매운맛을 지닌 것과 고추가 다 익으면 빨갛게 되는 점을 함께 고려해 보면 매운맛을 내는 화합물이 종족 보존에도 기여함을 알 수 있다. 포유류는 대부분 색을 인지 못하지만 조류는 색을 잘 인지할 수 있으므로 고추가 다 익었을 때 빨간색이 되는 것은 조류에게 쉽게 발견되어 먹히기 위한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조류가 고추를 먹은 후 고추씨를 다른 장소에 배설하게 되면 고추는 종자를 퍼뜨릴 수 있게 된다. 이때 조류가 매운맛을 느낄 수 있다면 고추를 먹지 않을 것이므로 조류는 매운맛을 내는 화합물에 대한 수용체가 없을 것이다. 반면 포유류는 매운맛에 대한 수용체가 있어 다 익은 고추를 먹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조류는 먹이를 그냥 삼키므로 이 과정에서 고추씨가 손상되지 않지만, 포유류는 이빨로 씹어 고추씨를 손상시키므로 포유류가 먹은 고추씨는 발아하지 않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포유류에게만 매운맛을 느끼게 하는 화합물을 고추가 가지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특정 식물이 피페린과 캅사이신 같은 화합물을 가지게 된 것은 개체보존과 종족보존에 유리하게 진화한 결과이다.

조현 최강통론 과학통합논술 대표 강사

※서울대 자연계 모의 논술고사 제시문과 문제는 인터넷 이지논술 사이트(www.easynonsul.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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