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순 경찰청장 ‘엉뚱한 언론 탓’ 파문

  • 입력 2007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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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구속 많은 건 사소한 실수 대서특필하는 언론 때문”

지난해 오락실 단속 등으로 구속된 경찰이 많은 것은 사소한 실수를 대서특필하는 언론 때문이라는 이택순(사진) 경찰청장의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청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전국 청렴도 향상 혁신 워크숍’에서 “지난해 경찰관 구속자가 늘어났는데 비리 때문에 구속된 경찰관이 많은 것은 사소한 실수를 대서특필하는 언론 탓”이라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날 이 청장은 지방청 청문감사관 335명을 대상으로 경찰의 청렴도가 높아졌다며 격려를 하다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 청장은 “지난해 가슴 아팠던 것은 (경찰관) 구속자가 조금 늘어난 것이다”며 “오락실 문제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크게 대두됐는데 (오락실 업주와의) 친분관계에 따라 실수가 있기 마련인데 하나의 실수를 또 대서특필하려는 사람(언론)이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또 “(경찰관) 음주운전자를 너무 가혹하게 처벌하니까 뺑소니까지 치는 것”이라며 “음주운전 갖고 자꾸 (현직에서) 쫓아내니까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웬만하면 보도되지 않으니 일상적인 수준으로 처벌하라”며 “과잉 처벌을 하지 말라”고 처벌 완화를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음주운전 경찰관은 근무시간에 음주사고, 사고 야기 후 도주, 사망사고를 야기한 경우에만 해임되거나 파면되고, 단순 음주운전 등은 정직(중징계 중 가장 낮은 단계)으로 징계된다”며 “법원, 대검찰청 등 다른 기관 직원의 단순한 음주운전을 주의 및 경고나 감봉 이하의 경징계로 처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안 맞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청장의 “경찰의 청렴 수준이 높아졌다”는 주장은 실상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범죄에 연루돼 징계 조치를 당한 경찰관은 1188명에 이르고 금품수수와 부당처리 등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은 200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3236명에 이른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상배 (한나라당)의원은 “2004년 1069명에서 2005년 942명, 2006년 6월까지 325명으로 비위행위 연루 경찰관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이는 전국 경찰관 수인 9만5000명에 비하면 아직도 높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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