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자공이 한수 북부 지역을 지날 때 채소밭에서 일하고 있는 노인을 보았다. 노인은 도랑에 물을 대면서 직접 우물로 내려가 물을 통에 담아 나르고 있었다. 그는 매우 수고하였지만, 이루어 놓은 것이 별로 없었다.

자공이 말했다.

“하루에 백 개의 도랑에 물을 댈 수 있는 장치가 있습니다. 조금만 수고해도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사용하지 않으시렵니까?

노인이 허리를 펴면서 물었다.

“그것이 무엇이오?”

자공이 말했다.

“뒤는 무겁고 앞은 가벼운 나무로 된 지렛대입니다. 이것을 사용하면 물을 쉽게 댈 수 있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분노에 찬 얼굴로 조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나의 스승이 이렇게 말했소. ‘누군가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 그는 모든 일을 기계처럼 수행한다. 일을 기계처럼 수행하는 사람은 기계의 마음을 얻는다. 기계의 마음을 얻는 사람은 순수성을 잃는다.’ 내가 지렛대를 모르는 것이 아니오. 단지 그것을 사용하는 것을 꺼릴 뿐이오.”

[‘장자(장자)’ 중에서]

(나) 사이버스페이스는 우리의 삶을 수동화 시키는 마법을 걸 수 있다. 우리는 시스템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지시함으로써 시스템과 얘기하지만, 시스템의 언어와 처리방식이 우리의 심성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는 관음증 환자로 시작해서, 종국에는 우리가 돌보는 환상적인 시스템에 우리의 정체성을 내던져 버리는 결말을 맞이한다. 우리를 네트워크로 유혹하는 과제들은 우리가 처리과정 중에 잃어버린 기본적인 것들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괘념치 않게 만든다.(중략)

우리는 자신에 대해 잊고,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잊어 먹는다.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낸 세계 속으로 들어가면서 우리 자신에 대하여 잊는다. 정보 기술은 우리의 마음에 적합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에 관해 생각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어느 것도 그보다 더 우리 가까이에 있지 않다. 우리는 각막 위에 있는 콘택트렌즈나 코 위에 걸린 안경을 무심코 간과해버리듯이 쉽게 그것을 놓쳐 버릴 수 있다.(중략)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시스템은 물리적 공간을 표상할 뿐만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화성이나 깊은 바다의 광경 속으로 빠져 들어가 원격현전(telepresence)을 느낄 수 있도록 사이버스페이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이버 세계의 자료를 구축하는 일은 본래의 신체를 움직이고 있는 내적 생체 에너지로부터 사용자를 멀리 떼어 놓는다.

[마이클 하임 ‘가상현실의 철학적 의미’중에서]

(다) 과학 기술의 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태도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다. 먼저 긍정적 측면을 인정해야 한다. 과학 기술이 인류에게 이바지한 공헌에 눈을 감을 수 없다.

과학 기술은 적지 않은 수의 인류를 기아와 질병으로부터 해방하여 삶의 많은 고통을 덜어 주었고 적지 않은 경우 물질적 풍요까지 마련해 주었다. 그와 더불어 과학 기술은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과학 기술의 힘으로 인류는 지구만이 아니라 현재는 우주를 정복하면서 자신의 다양한 욕망을 충족시키고 있다.

과학 기술의 이와 같은 긍정적 힘을 부정할 사람이 있다면 그는 구체적 사실에 눈을 돌리고 잠자고 있거나 아니면 거짓말쟁이임에 틀림없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과학 기술의 가치는 더욱 높이 평가되고 과학 기술은 더욱 개발되어 마땅하다.

[박이문 ‘과학 철학의 핵심 문제’ 중에서]

<문제1> 제시문 (가)와 (나)의 핵심적 주장은 무엇이며, 공통점은 무엇인지를 300자 내외로 기술하시오.

<문제2>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제시문 (가)와 (나)의 입장을 500자 내외로 비판하시오.

<문제3> 제시문 (가), (나), (다)를 참조하여 과학 기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4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해설과 분석, 답안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