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술을먹고 살지만 내일은 소비자 마음을먹고산다”

  • 입력 2006년 11월 1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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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지난해 8월 신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사업전략팀을 만들었다. KT도 올해 초 산하 경영연구소에 ‘미래사회연구센터’라는 비공식 부서를 신설했다. 둘 다 ‘미래의 먹을거리’를 찾는 조직이다. 국내 통신업계의 ‘양대 거인’인 SK텔레콤과 KT가 각각 미래 준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앞날의 살길을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에서 찾고 있다.》

○ SK텔레콤 “인간 중심의 혁신”

SK텔레콤은 국내이동통신의 최대 강자이지만 내부적으로 위기감도 갖고 있다.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가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초부터 해외진출과 신성장 엔진 발굴을 경영의 핵심과제로 내세웠다.

SK텔레콤 사업전략팀은 신성장 엔진 발굴을 담당하고 있다. 이 조직의 모토는 ‘인간 중심의 혁신’이다. 고객을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사람을 향합니다’란 광고 카피에도 이런 전략이 녹아 있다.

이 회사 사업전략실장인 홍범식 상무는 “앞으로 정보기술(IT)이 고객의 생활 곳곳에 녹아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 확산과 사회 변화에 따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전략실의 최대 관심은 ‘고객의 욕구가 무엇이며 어떻게 변하느냐’이다. 이들은 고객 탐구를 위해 문화인류학의 연구 방법론을 응용한 ‘참여관찰법’ 등 다양한 실험을 벌이고 있다.

사업전략실은 17명의 소수 인원으로 구성돼 있지만 회사 내에서 맡고 있는 임무와 조직 구성원의 면면은 무시하기 어렵다. 11명은 회사 전체에서 선발된 엘리트들이며, 6명은 외국계 컨설팅 업체 출신이다. 홍 상무도 모니터그룹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SK텔레콤은 신사업 창출을 내년도 핵심 과제로 삼고 사업전략실을 ‘신사업 총괄 지원조직’으로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 KT “미래 조직 확대”

KT가 미래 연구에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는 미래사회연구센터가 회사의 핵심 부서인 기획부문 직속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다. KT 기획부문의 전략기획실, 혁신기획실, 경영연구소 등은 상무급 임원이 각각 책임을 맡고 있다.

미래사회연구센터의 목표는 ‘기술’이 아닌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연구하면서 신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것이다.

센터 설립을 주도한 서정수(전무) 기획부문장은 “지금까지 새로운 시장은 시장조사기관들이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분야에서 생겨났다”면서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소비자와 사회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사회연구센터는 경영학과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가진 이정민 센터장을 중심으로 미래학, 경영학, 법학, 소프트웨어, 뉴미디어 등의 전문인력 10여 명을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는 세계 각국의 미래 관련 연구원들을 접촉해 영입할 계획이다.

KT는 올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회연구센터를 신설 조직인 고객가치혁신센터 및 마케팅연구소와 묶어 미래전략기획부문으로 확대 개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구원도 현재의 10여 명에서 120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 또 미국 하와이대 미래연구센터와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시카고디자인대 등 전문 연구기관들과의 공동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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