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시대 잘 죽는 법…‘불교평론’ 겨울호 특집

  • 입력 2006년 1월 27일 03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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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간행된 불교계 대중학술지 ‘불교평론’ 겨울호(사진)가 ‘웰빙시대의 잘 죽기’를 특집으로 다뤄 관심을 끌고 있다.

오진탁 한림대 교수(철학)는 ‘웰빙시대에 왜 웰다잉을 말하는가’란 글에서 “웰빙의 참뜻은 웰다잉에 있다. 우리가 죽는 시간을 선택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어떤 태도로 죽음에 임하느냐는 것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죽음에 대해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그렇다면 삶의 진면목을 깨쳤다는 붓다나 선사들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안양규(불교학) 동국대 교수는 열반경에 나타난 붓다의 죽음을 살폈다. 안 교수는 ‘붓다의 죽음’이란 글에서 “육신의 죽음을 맞이한 붓다의 태도는 한마디로 ‘깨어 있음’이었다”면서 “입멸 3개월 전에 자신의 죽음을 알린 것은 수동적으로 육신의 죽음에 희생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붓다는 자신의 입멸을 선언한 뒤 제자 아난다가 슬퍼하자 “아난다여! 이전에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모든 것에 변화가 있고, 이별이 있고, 소멸이 있다고 내가 가르치지 않았느냐. 생겨난 것, 존재하게 된 것, 조립된 것은 반드시 멸하기 마련이다. 어떻게 소멸되지 않도록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붓다 스스로도 무상법(無常法)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 주었다는 게 안 교수의 설명이다.

김영욱 가산불교문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선사들의 죽음과 열반’이란 글에서 “선사들은 죽는 바로 그 순간을 삶의 한 형식으로 수용할 뿐 죽음에 대한 추상적 관념이나 그것을 극복하려는 고답적 이야기는 늘어놓지 않는다”며 “이들의 검소한 죽음에 초월과 신비 따위는 한갓 사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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