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책 없는 과당경쟁, 김치 꼴 날 수도
40여 곳이 넘는 막걸리 업체가 일본에 진출하고 있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좁은 신오쿠보 지역에서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작 일본 소매 시장 진출에 성공한 업체는 두세 개에 불과하다. aT(농수산물유통공사) 관계자는 “일본에서 막걸리가 인기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 가정집에서 마시는 술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막걸리가 진짜 일본에서 뿌리를 내리려면 소매시장 개척이 필수적이지만 여기에 관심과 능력을 갖춘 막걸리 업체가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국순당의 일본법인 ‘BSJ 저팬’의 김철 사장은 “대다수 업체들은 품질 관리는 뒷전이고, 오로지 한국 식당만 바라보고 있다”며 “시장 개척과 자정 노력이 없으면 일본 기업이 시장을 점령해버린 김치 꼴이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시장이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일본 시장 진출을 검토했던 몇몇 대기업은 이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출혈 경쟁이 정리되면 막걸리의 특성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동저팬 김효섭 사장은 “일본 시장에서 ‘하이볼’(위스키에 소다수를 섞은 칵테일)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가볍고 마시기 편한 막걸리도 성공 요인은 충분하다”며 “막걸리 이미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업체의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정부·업체, 자정 움직임 시동

이를 위해 우선 올해 출범한 ‘막걸리 수출협의회’를 통해 업체의 자정 노력을 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월드컵 16강 막걸리’와 같이 품평회 등을 통해 우수성이 입증된 업체에 수출 지원 혜택을 줄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수출을 하겠다는데 정부가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협의체를 통해 자연스러운 개선 작업을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식품 수입업체 ‘아사히식품’의 정정필 사장은 “막걸리 유통망이 이제 막 일본 전체에 모세혈관처럼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것이 탁해지지 않게, 또 급하게 확장하려다 터지지 않게 하기 위해 정부와 업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오사카=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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