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은 1935년 영국에서 대공 사격 훈련 표적기 ‘퀸비(Queen Bee·여왕벌)’의 이름에서 유래했습니다. 퀸비의 비행을 참관한 미국 해군의 윌리엄 스탠리 제독이 미국도 무인기를 개발하라고 지시하면서 여왕벌과 대비되는 ‘드론(Drone·수컷 벌)’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드론을 만든 초기에는 몇 시간 비행하지 못해 활용도가 낮았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 카렘(사진)이 1981년 만든 실험용 드론 ‘앨버트로스’가 56시간 비행에 성공한 뒤 드론 기술은 눈이 부시게 발전했습니다. 단순한 실험용 장비에서 실제 군사 작전에 사용하는 중요한 기술이 됐습니다.
카렘은 1937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태어나 이스라엘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장난감을 뜯어보는 것을 좋아했고, 14세에는 모형 항공기를 직접 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한 뒤 더 높은 꿈을 위해 1977년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1980년대 초 자신의 집 차고에서 동료들과 함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 매우 가벼운 복합 소재와 소형 엔진 하나로 ‘앨버트로스’를 만들어 56시간이라는 경이적인 체공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앰버’와 ‘프레데터’를 만들었고 이는 미국 군대가 실제 전쟁에서 사용하는 드론으로 발전했습니다. 카렘이 현대 드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현대적 드론 시대를 연 카렘의 열정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 큰 변화를 줬습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찾고 산불 감시, 농업, 환경 보호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요격 드론과 자폭 드론으로 군인과 도시, 국가 시설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전쟁 상황을 보면 카렘의 마음도 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서 다이너마이트를 만든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자신의 기술이 전쟁에 쓰이는 것을 보고 괴로워했고, 핵폭탄 개발을 이끈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도 자신의 연구가 수많은 사람을 죽이게 됐다는 사실에 큰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닙니다.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생명을 살리는 도구가 될 수도, 파괴의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의 기술은 어떤 모습인가요. 드론이 전쟁의 도구가 아닌 구조와 평화의 상징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은 이제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