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통상전쟁]
주요 수출품목 10개중 9개 감소
상호관세에 반도체 추가 부과땐
향후 수출 더 큰폭으로 줄어들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 세계 대상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5.04.09 뉴시스
이달 들어 20일까지 대미(對美) 수출이 1년 전보다 14%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이달 초부터 대부분의 한국산 수입품에 10% 기본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수출 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또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 10개 중에서 9개의 수출이 뒷걸음쳤다. 미국이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까지 추가하고 나서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대미 수출액은 61억8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3% 줄어든 규모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 폭도 1년 전보다 6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박성근 산업연구원 산업구조·정책효과분석실장은 “관세로 인해 수입 가격이 올라가면 수입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가 줄어들어 수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자동차 등 미국 현지 생산이 진행되고 있는 제품은 수출이 줄고 현지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5일부터 대부분의 한국산 수입품에 기본관세 10%씩을 부과하고 있고, 자동차에 대해서도 3일부터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지난달 12일부터 25% 관세가 붙고 있다.
이달 1∼20일 한국의 전체 수출액은 338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5.2% 줄었다. 특히 10개 주요 수출 품목 중 9개 품목이 모두 감소했다. 가전제품이 29.9%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고 컴퓨터 주변기기(―23.3%), 석유제품(―22%) 등도 20% 넘게 줄었다. 선박(―9.1%), 철강 제품(―8.7%), 승용차(―6.5%) 등도 전체 수출 감소 폭보다 크게 줄었다. 반도체만 유일하게 전년보다 10.7% 증가했다.
미국이 아시아 주요국에도 대거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의 해외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국가들로의 수출도 감소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66억22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4% 줄었고, 대베트남 수출도 0.2% 감소했다. 한국 수출품은 이들 국가를 거쳐 ‘최종재’로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가 많다. 미중 갈등이 더욱 격화되면 지난해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24일 오후 9시(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2+2’ 재무·통상 장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에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하고,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협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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