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 끝나면 이스라엘이 美에 가자지구 넘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6일 20시 57분


4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자는 미국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그 옆은 지난달 29일 가자 지구의 모습. AP 뉴시스
4일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자는 미국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 그 옆은 지난달 29일 가자 지구의 모습.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전쟁이 마무리되면 이스라엘이 미국에 가자지구를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을 이웃 아랍국으로 강제 이주시킨 뒤 미국이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훨씬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공동체에 재정착할 것”이라며 “그들은 실제로 행복하고, 안전하며 자유로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전 세계의 훌륭한 개발 팀과 협력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놀라운 개발프로젝트 중 하나가 될 건설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시작할 것”이라며 “안정이 이 지역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투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를 넘길 것이기에 “미군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take over)하고 소유하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주민 약 214만 명을 주변 중동 국가로 강제 이주시킨 뒤 미국이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미국은 가자지구의 단순한 복구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 것”이라며 “중동의 ‘리비에라’(Riviera·프랑스 남부와 이탈리아의 지중해 연안 휴양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는 거세게 반발했다. 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 구상이 “인종 청소에 해당한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영구히 불가능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동 국가의 반발이 거셌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기자회견 직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정착 정책, 토지 합병 또는 팔레스타인인을 땅에서 몰아내려는 시도로 팔레스타인인들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명확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이어졌다. 야당 민주당의 앨 그린 하원의원(텍사스)은 하원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대통령의 가자 구상을 “‘인종 청소’ 겸 반인륜적 범죄”라고 비판하며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델라웨어) 또한 “공격적이고 미친 짓이며, 위험하고 어리석다”고 비난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