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尹 회견, 1시간에 ‘국민 궁금증’ 풀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8일 2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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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오늘 열린다. 2022년 취임 100일 회견 이후 631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지난 2년의 국정 성과와 향후 국정 계획을 TV 중계를 통해 밝힌 뒤 자리를 옮겨 출입기자단의 질문을 받기로 했다. 질의·응답만 떼어 놓고 보면 60분 남짓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직접 관련된 이슈에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에서 대통령 또는 참모들이 해병대 수사단의 경찰 이첩 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집단항명수괴죄를 적용한 게 타당한 건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굳이 대사직에 임명해 출국하도록 한 이유가 뭔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 등 궁금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김 여사가 2년 전 명품 백을 받은 사실을 대통령은 언제 알았는지, 어떻게 조치했는지도 질문받게 될 것이다. 이 밖에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수사는 왜 지지부진한 건지,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양평 땅 주변의 고속도로 노선은 왜 어떤 경위로 변경이 추진됐는지를 묻는 질문도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용산-여당의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평가, 향후 3년 여소야대 구도의 협치 방안 등도 주된 관심사다. 새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 원칙이나 야당과 사전 협의 여부도 궁금하고, 왜 그런 중요 업무에 ‘비선 라인’ 논란이 반복되는지도 설명이 필요하다. 민생과 경제, 외교와 안보 분야는 두말할 것도 없다. 모든 사안 하나하나가 질문 1, 2개 받아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하고도 예민한 주제다. 60분 회견을 주제별로 3, 4번은 따로 열어야 기본적 궁금증이 풀릴 만하다.

이번 회견은 위기의 대통령으로선 중요한 기회다. “국정 방향은 옳았다”는 식의 자화자찬 답변, 위기 모면을 위한 화법으로는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 대통령은 오랫동안 국정 설명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기다렸던 국민들의 기대치는 매우 높아져 있다. 대통령은 60분 남짓이라는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충분히 답변해야 한다. 대통령 답변이 공허하게 맴돌고, 변변한 추가 질문도 못 던진 채 시간 부족을 이유로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식이면 허탈감만 남길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취임 2주년#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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