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 492가구에 ‘안심소득’ 지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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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가족돌봄청년 등 대상
소득 적을수록 더 많이 보장

서울 은평구에 거주 중인 대학생 지선애 씨(26)는 아픈 부모를 홀로 책임져야 하는 청년 가장이다. 지난해 7월경 가족에게 두 번의 시련이 일주일 단위로 찾아왔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응급 수술에 이어 아버지 역시 뇌출혈로 쓰러진 것이다. 지 씨는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방과 후 교사와 단기 근로를 병행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에서 보냈다. 지 씨는 최근 서울시가 운영하는 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됐다. 지 씨는 “생계를 책임지느라 학교도 못 다녔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지 못했다”며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말 그대로 안심이 됐다”고 18일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가족돌봄청년과 저소득 위기가구를 중심으로 총 492가구를 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족돌봄청년(9∼34세) 128가구, 저소득 위기가구 364가구를 선정했다.

안심소득은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 일정 금액을 채워 주는 소득보장실험이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형 제도다. 2022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역점사업으로 처음 시범 도입돼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현행 복지제도 문제점 중 하나로 거론되는 재산의 소득환산과 근로능력, 부양가족 유무 등 복잡한 입증 절차를 없애고 소득과 재산 기준으로만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있다.

지 씨는 “가족돌봄 관련 다른 지원 제도는 지원 절차도 까다롭고,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곳도 한정적이었다”며 “안심소득은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전했다. 다만 안심소득은 현행 복지제도 중 현금성 복지급여인 생계·주거급여, 기초연금, 서울형기초생활보장, 서울형주택바우처, 청년수당, 청년월세와 중복해 받을 수 없다.

이날 서울시청에선 오 시장과 신규 대상 50가구가 참여한 약정식이 열렸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시민이 자존감을 잃지 않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K복지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현행 사회보장제도를 재구조화하고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개편안을 마련해 차세대 복지 표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서울시#가족돌봄청년#복지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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