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막아낸 ‘4중 방공망’… 5시간만에 1.8조원 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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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충돌]
이스라엘 1년 국방예산의 8% 사용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배치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모습.[아슈켈론(이스라엘)=AP/뉴시스]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배치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미사일 방어 시스템 모습.[아슈켈론(이스라엘)=AP/뉴시스]
이스라엘이 13일 밤(현지 시간)부터 5시간가량 이어진 이란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막아냈지만, 그 대가로 많게는 약 1조8000억 원이란 천문학적인 금액을 썼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 참모총장 재정고문을 지냈던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14일 온라인매체 와이넷 인터뷰에서 “공습 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애로-3’와 단거리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 등을 운영하며 40억∼50억 셰켈(약 1조5000억∼1조8000억 원)이 들었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해당 비용은 4단계로 이뤄진 이스라엘 방공 시스템 비용만 추산한 것일 뿐, 이란 무인기(드론) 등 발사체를 격추하기 위해 전투기 수백 대를 운용한 비용은 제외한 것이라고 한다. 아미나흐 준장은 “애로는 한 번만 쏴도 350만 달러(약 48억 원)가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14일 새벽 이란이 이스라엘로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이 아이언돔 요격으로 공중에서 폭발하고 있다. 2024.04.14.[예루살렘=신화/뉴시스]
14일 새벽 이란이 이스라엘로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이 아이언돔 요격으로 공중에서 폭발하고 있다. 2024.04.14.[예루살렘=신화/뉴시스]
이 계산대로라면 이스라엘은 이날 5시간 공습을 막기 위해 1년 치 국방비의 약 8%를 써버린 셈이다. 지난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배정된 예산은 600억 셰켈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재무부가 올해 1월 밝힌 국가 전체 예산(5820억 셰켈)과 비교해도 약 0.8%를 차지한다.

아미나흐 준장은 “이란은 앞으로 5년 동안 이런 공격을 50번 이상 더 할 수 있다”며 “대응을 충분히 하려면 국방비가 최소 2배 이상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침공을 받은 뒤 올해 국방 예산을 2배로 늘렸다.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발행한 국채도 80억 달러 규모로 사상 최대다.

하지만 국방 예산 증대가 이스라엘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고비용 구조인 현 방공 시스템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레이저 기반 차세대 방공 시스템인 ‘아이언빔’을 개발해 시험하고 있다. 100kW급 출력의 레이저빔으로 박격포탄 시험 요격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 번 쏘는 데 2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IDF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이란과 이라크, 예멘, 레바논에서 약 350발의 미사일과 드론이 발사됐고, 여기에 실린 폭발물은 60t이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발사한 115∼130발의 탄도미사일 중 약 절반은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4중 방공망#1.8조원#이스라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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