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성동실험실에 목련 작품 5점이 피었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권순철 작가 등 그룹전 ‘이매진’

찌푸린 듯한 표정 속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오만상(五萬相)의 얼굴로 유명한 권순철 작가(80)는 선팅도 안 돼 속이 훤히 보이는 낡은 승용차를 탄다. 어떤 사람에게 차는 자신을 드러내는 척도지만 권 작가에겐 화구를 싣고 작업실과 집을 오가는 운송 수단일 뿐이다.

그런 그의 차가 봄이 되면 집도 작업실도 아닌 장소에 잠시 멈추는데, 바로 동네 곳곳 목련이 핀 곳이다. 권 작가는 “1년 중 목련은 (봄철) 아주 잠깐 피기에 그때마다 차를 끌고 가 창밖으로 꽃을 보고 그린다”고 했다. 권 작가는 사람은 기차역과 병원, 거리에서 보고 그리고, 산은 밝은 낮부터 어두운 밤까지 오랜 시간 관찰하며 그린다. 아름다운 꽃 역시 자연 속에 피었을 때 눈으로 보고 그리는 것이다. 그러니 봄이 되면 그의 낡은 차는 간이 작업실이 된다. 그렇게 그린 목련 작품 5점(사진)을 서울 종로구 창성동실험실에서 볼 수 있다.

창성동실험실은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낡은 한옥을 고쳐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이 교수가 권 작가에게 개인전을 제안했는데, 권 작가가 다른 작가를 초청하며 그룹전 ‘이매진’이 됐다. 이 교수가 동아일보 칼럼을 통해 선보이기도 한 로봇 그림 작품을 비롯해 이순려 하전남 안성진 정혜나 등의 작품 50여 점을 볼 수 있다. 4월 7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창성동실험실#권순철 작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