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걸린 흉기 난동범…하필 그 옆에 경호원, 10초만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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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3월 8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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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업체 직원인 유도 4단 김정호 씨와 태권도 4단 김영대 씨.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경호업체 직원인 유도 4단 김정호 씨와 태권도 4단 김영대 씨.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술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난동 부리던 남성이 때마침 이곳에서 술을 마시던 경호업체 유단자들에게 단숨에 제압당했다.

7일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9시 30분경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있는 한 맥줏집에 흉기를 든 50대 남성이 들이닥쳤다.

이 남성은 여러 손님이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길이가 긴 흉기를 들고 종업원에게 다가가 욕설하며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웠다.

이때 용감하게 나선 사람은 가게 입구 쪽에 앉아있던 김정호 씨(55)다. 사설 경호업체 직원인 정호 씨는 일을 마친 뒤 회사 후배인 김영대 씨(49)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두 사람은 각각 유도 4단 태권도 4단의 유단자다. 정호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유도를 시작해 대한유도학교(현 용인대학교)에 진학한 엘리트 체육인이다. 영대 씨는 키 186㎝에 몸무게 100㎏ 거구의 태권도유단자다.

정호 씨는 소란을 피우는 남성에게 “무기 버려”라고 두 차례 경고한 뒤 응하지 않자 안뒤축걸기로 넘어뜨린 뒤 바닥에 눌러 놓고 흉기 든 오른팔을 꺾었다. 난동범을 제압하는 데는 10초도 안 걸렸다고 한다.

후배 영대 씨도 정호 씨를 도와 범인에게서 흉기를 뺏고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두 사람은 흉기 난동범을 붙들어 놓고 2~3분 뒤 현장에 도착한 매탄지구대 경찰관들에게 인계했다.

정호 씨는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인터뷰에서 “입구 바로 옆에 후배하고 호프를 시켜 놓고 5분 정도 있었는데 갑자기 어느 한 남자가 들어오길래 느낌이 이상했다. 그래서 유심히 좀 봤는데 갑자기 소리 지르면서 안쪽으로 칼을 빼 들고 달려갔다”며 “이거는 제가 제압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10초도 안 걸렸다. 이게 뜸을 들이면 안 되기 때문에 바로 기술 들어가서 제압했다. 제가 완전히 팔을 꺾고 경찰 오기 전까지 바닥에 계속 누르고 있었다. 수갑을 채우는 순간에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5일 두 사람에게 표창장과 포상금을 전달했다. 수원남부경찰서장은 “본인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다른 시민의 안전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검거한 시민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난동범은 특수협박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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