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수출 사상 첫 70만 대 돌파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4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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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제공
기아차 제공
올해 국산 친환경차의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폭이 예전만 못하지만 전기차 수출량은 처음 하이브리드를 넘어섰다.

2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1∼11월 국내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수소차) 수출량은 66만92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9만9985대)과 비교하면 32.2% 늘었다.

매달 5만~7만 대씩 판매됐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친환경차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70만 대를 넘기는 것이 유력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55만5036대였다.

친환경차 수출 약진에는 전기차의 역할이 컸다. 올 1~11월 전기차는 31만5178대 수출되며 전체 수출량의 47.6%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28만3739대)를 이미 3만 대 이상 앞서 있어 연간 기준으로 올해 처음 하이브리드 수출량을 넘길 전망이다. 하이드리드 수출량이 6.5% 늘어날 때 전기차 수출은 65.7% 증가하면서 역전한 것이다. 다만 수소차는 지난해 동기 대비 30.8% 감소한 274대를 수출하는데 그쳤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올 1~11월 기아가 31만1913대로 친환경차 수출이 가장 많았다. 현대자동차가 31만1078대로 뒤를 이었다. 르노코리아는 3만6159대, KG모빌리티는 1774대였다. 한국GM의 경우엔 국내에서 내연기관차량만 생산하고 있다.

전체 차량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4.1%였는데, 올해는 26.2%로 2.1%포인트 증가했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차로 급격하게 전환하는 과정에 있는데 국내 업체들도 적절히 발맞춰 나간 덕이다.

다만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북미나 유럽에서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거나 전기차 보조금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향후 수출 전망에 그늘을 드리우게 한다. 프랑스의 경우 전기차 생산과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환경점수를 매기고 이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국내에서 만들어 생산되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기 힘들어진다. 독일의 경우도 이번 달 예산 문제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미국은 자국 생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를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 신규 공장을 조기 완공해 내년 하반기(7~12월)부터는 북미 지역 공급차량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수출되는 양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선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통해 장벽을 쌓고 있기 때문에 수출 여건이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동남아나 중동 시장을 비롯해 신흥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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