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발굴, 탄소중립… 글로벌 혁신 향해 뛰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31일 03시 00분


코멘트

[R&D 경영]
배터리-친환경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 강화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 투자 늘려 경쟁력 확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물밑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을 멈추지 않는다. 각 사 제공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물밑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을 멈추지 않는다. 각 사 제공
하반기(7∼12월)도 절반을 지나 어느덧 연말 평가의 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산업계 경기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은 물밑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을 멈추지 않는다. ‘뉴노멀’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은 오직 새로운 기술로 앞서나가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서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정보통신과 에너지, 화학 중심에서 신산업인 이른바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및 그린 사업으로 도약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SK하이닉스는 M12∼M16 공장 증설(2012∼2021년)과 인텔 낸드 메모리 사업부 인수(2020년), OCI머티리얼즈 인수(2015년), LG실트론 인수(2017년)로 반도체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은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필두로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에서 SK온은 외형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C 등 유관 계열사들이 소재 미래 기술 R&D를 이어 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자동차의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현대차는 올 6월 ‘2023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10년간 R&D 분야에 47조4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아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의 투자액 32조 원 중 미래 사업 비중을 45%로 잡을 예정이다. 자율주행 미래 차를 위해 소프트웨어 기업 ‘모셔널’과 ‘포티투닷’을 인수하고 미래항공모빌리티(AAM) R&D 전담 법인을 세웠다.

LG그룹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전자산업을 넘어 서비스 분야에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2026년까지 AI와 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 중심에 있는 LG AI연구원은 전문가 AI 서비스 개발의 기반인 초거대 AI ‘엑사원’을 2021년 2월 처음 공개했으며 올해 7월엔 업그레이드 버전인 ‘엑사원 2.0’을 선보였다.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R&D 거점인 롯데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역량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주관적일 수 있는 관능 분석 결과를 장비를 통해 수치화하는 관능 DT 연구에 최근 집중하고 있다. 전자 혀(미각)와 전자 코(후각), 전자 귀(청각), 전자 눈(시각) 등 각각의 첨단 장비를 활용해 맛의 특성을 수치화하고 뇌파를 분석함으로써 소비자의 제품 호감 신호를 과학적으로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는 마케팅 기반으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향후 대체식품 등 푸드테크 산업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탈(脫)탄소 시대를 맞아 ‘그린스틸’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하이렉스’를 바탕으로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시험 설비를 2026년 도입해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하이렉스 상용 기술 개발을 완료한 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화그룹은 항공우주와 조선 등 종합 방위산업 분야와 소재, 장비 분야에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주 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지난해 출범했으며 우주 탐사와 자원 확보까지 나겠다고 발표했다.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태양광사업을 통해서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활용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사실상 ‘제로’로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GS그룹은 계열사별 디지털 혁신과 신산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GS칼텍스는 전국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명 ‘하늘을 나는 택시’라 불리는 도심항공교통(UAM)의 이착륙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2012년 세계적 수처리 업체인 스페인 이니마를 인수해 글로벌 담수화 수처리 업체로 도약했다. GS리테일은 다년간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r&d 경영#경영#기업#신사업 발굴#탄소중립#글로벌 혁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