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서울타워 바라보며… 도심에 새긴 가을 발자국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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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1000명 즐거운 도심 레이스
결승점엔 가족-친구 환호 가득
28개국 외국인 80여명도 달려
“날씨 좋아 더 환상적” 엄지척

2023 서울달리기 참가자들이 8일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를 달리고 있다. 하프코스와 11km 두 부문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선 
마스터스마라토너 1만1000여 명이 광화문과 경복궁, 청와대, 숭례문, 청계천 등 서울 도심의 명소를 지나는 코스를 달리며 서울의
 가을을 만끽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23 서울달리기 참가자들이 8일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를 달리고 있다. 하프코스와 11km 두 부문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선 마스터스마라토너 1만1000여 명이 광화문과 경복궁, 청와대, 숭례문, 청계천 등 서울 도심의 명소를 지나는 코스를 달리며 서울의 가을을 만끽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내외 마스터스마라토너 1만1000여 명이 8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2023 서울달리기(서울시·동아일보 공동 주최)에서 즐거운 레이스를 펼쳤다.

서울달리기는 지난해부터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출발해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경복궁, 청와대, 숭례문, 청계천을 거쳐 서올광장 옆 무교로로 골인하는 코스로 바뀌며 남녀노소가 즐기는 축제로 열리고 있다. 하프코스와 11km 두 부문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 국내 ‘2030’ 젊은이들은 물론 28개국 외국인 80여 명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 참가자 중 3명은 부문별 5위 안에 드는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연세대에 교환학생으로 온 마리아 가르세스 씨(22·스페인)는 스페인 친구 4명과 11km를 완주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이들은 “초반부는 경복궁을, 후반부에는 서울타워를 보면서 뛸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남자 11km 3위를 차지한 테오 코르베지에 씨(28·프랑스)는 지난해 길에서 우연히 서울달리기를 본 뒤 올해 참가했다. 서울살이 3년 차 복싱 트레이너인 코르베지에 씨는 “러닝 대회에 참가한 건 처음이다. 코스가 평소 자주 걸어 다니던 곳인데 오늘 날씨도 좋아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엄지를 들었다.

하프코스 여자 3위에 오른 파티마 플로레스 씨(32·멕시코)는 한국에 온 지 한 달 만에 입상했다. 멕시코 내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해 지난달부터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플로레스 씨는 “멕시코시티에서 러닝을 꾸준히 했다. 여기서도 계속 뛰려고 대회에 등록했다. 고산지대에서 살았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가족 참가자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11km에 참가한 김영미 씨(35)는 광화문광장 부근에서 “배가 아프다”는 막내 박상현 군(6)을 잠시 업고 뛰기도 했다. 남편과 세 아이를 데리고 뛴 김 씨는 “출산 전에는 달리기를 좀 했었다. 마침 회사 주변에서 대회가 열려 참가했다”고 말했다. 11km를 완주한 심용섭(65)-심재하(40) 부자는 10년 만에 함께 뛰었다. 아버지 심 씨는 20년 넘게 마라톤을 즐기고 있었지만 아들이 육아로 바빠 한동안 함께 달리지 못했다. 아들 심 씨는 “내년 3월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 아버지는 풀코스를, 저는 10km를 신청했었는데 저도 오늘 10km 기록이 생겨서 풀코스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광화문광장과 청계천 옆 무교로는 평소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곳이다. 이날도 주변을 지나던 외국인들은 마스터스들의 레이스를 여유롭게 바라보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영상에 담았다. 결승점인 무교로와 서울광장 주변은 참가자와 가족, 친구들의 환호로 가득 찬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 골인하는 주자들을 응원했고, 레이스를 마친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태선 서울시체육회 회장, 최호준 데상트코리아 상무, 이진숙 동아오츠카 상무, 김재호 동아일보 회장, 이인철 스포츠동아 대표이사 등이 출발지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도심 레이스#2023 서울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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