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있다고 군생활 36개월? 안 갈래” 공보의 인기 뚝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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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0월 5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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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이 입영대상자의 코로나19 관련 검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뉴스1
군의관이 입영대상자의 코로나19 관련 검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뉴스1
지난 10년 간 남성 의사 면허 합격자는 200여명 증가한 반면 공중보건의사는 1000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인 18개월의 2배에 달하는 긴 복무기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의사면허 합격자는 3180명으로 2013년(3031명)에 비해 149명이 증가했다.

이중 남성 합격자는 2007명으로 2013년(1808명)에 비해 199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로도 남성 합격자는 2013년 59.7%에서 올해 63.1%로 증가했다.

하지만 의무장교 수를 포함한 공중보건의사 수는 올해 1432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2411명)보다 979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 자격이 있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는 의무장교나 공중보건의사로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

이들은 전국 의료취약지의 보건소·보건지소 등에 배치돼 진료를 보게 되는데, 이때 복무기간은 36개월에 이른다. 현재 육군 현역병의 복무기간인 18개월의 2배에 이르는 기간이다. 심지어 이들이 이행하는 36개월의 복무기간엔 군사훈련기간은 포함되지도 않는다.

실제로 의대생들이 공중보건의사로 입대를 기피하는 데는 긴 복무기간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이 아직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전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과 전공의 13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7%(1042명)가 일반병으로 입대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들의 89.5%는 “공보의·군의관의 긴 복무 기간에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게다가 정부가 현재 육군 병장 기준 130만원인 월급을 2025년까지 205만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어서 공중보건의사가 받는 급여(206만원)와 차이가 줄어들게 되면 의료인들의 현역 입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공중보건의사가 줄어들면서 의료취약지의 보건소나 보건지소 인력 구성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전국에 공중보건의사 배치대상 보건소와 보건지소는 1252개소 이지만, 이 중 공중보건의사가 없는 곳은 344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혜영 의원은 “복무기간을 군사훈련기간을 포함해 2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과 ‘군인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면서 “추가적으로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도 조속히 추진해 의료취약지역의 공공의료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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