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긴급구호대, 캐나다서 “산불 진화율 94%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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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3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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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산림청 제공) 2023.8.3./뉴스1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산림청 제공) 2023.8.3./뉴스1
지난달 캐나다의 대형 산불 진화를 돕기 위해 파견됐던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대원들을 현지에서 괴롭힌 건 산불만이 아니었다. 우리 대원들은 우리나라와 다른 현지 환경에 채 적응하기도 전에 각종 해충과도 싸워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KDRT 관계자는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유류의 피를 빠는 흡혈 파리,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기, 기타 작은 곤충 등 때문에 대원들이 현지 적응기간 초반에 상당히 힘들어 했다”며 “의료팀을 파견해 약 1400여건의 진료를 했는데 벌레물림이 70%에 이를 정도로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우리 구호대는 지난달 2일 출국, 같은 달 4~30일 기간 캐나다 퀘벡주 르벨 슈흐 케비용 일대에서 캐나다·미국 측 인력과 함께 산불 진화활동을 폈다.

이번에 파견된 우리 구호대는 외교부 6명과 산림청·소방청 각 70명,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및 국립중앙의료원 의료인력 각 3명 등 총 152명으로 구성됐으며 1개월간의 현지 활동을 마치고 이달 2일 오후 군 수송기편으로 귀국했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산림청 제공) 2023.8.3./뉴스1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산림청 제공) 2023.8.3./뉴스1
이번 구호대 활동에 함께했던 산림청 관계자는 “캐나다 산불은 우리나라와 규모가 달랐다. 워낙 규모가 커서 인력을 대규모로 투입하기가 어려웠고 방어선도 구축하지 못했다”며 “화선(火線) 자체가 넓어서 불을 끄러 가는 데 비포장 도로를 버스로 1시간30분씩 달려야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대원들이 투입됐던 지역의 경우 피해면적이 62만㏊헥타르(6200㎢)로 우리나라 산림 면적의 10분의1에 이르렀다”며 “그곳 외에도 퀘백주 내에 산불 지역이 여러 곳 있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캐나다 산불은 지표면에서부터 깊게는 1m까지 불이 흙을 타고 내려가 한 군데 불을 끄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한국에선 한번에 수㎞씩 진화작업을 하기도 했는데, 캐나다에선 몇백m도 가기 힘들 정도로 더뎠다”고 부연했다.

특히 우리 구호대원 중 1명은 산불 진화작업 도중 전기톱에 무릎을 다치기도 했으나, 다행히 심각한 상처가 아니어서 현재는 안정적으로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지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우리 대원들의 베이스캠프까지 찾아와 직접 만든 음식·선물 등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고 한다.

구호대 관계자는 “7~8세쯤 되는 소녀가 아빠 손을 잡고 베이스캠프를 찾아와 한글로 ‘감사하다’고 쓴 손편지를 대원들에게 주고 갔다”며 “대원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앞서 지방출장 뒤 복귀하던 길에 우리 구호대의 귀국행 수송기를 깜짝 방문, 환송 인사를 전했다.

권기환 구호대장(외교부 본부대사)은 “우리 구호대는 미국·캐나다 구호대와 함께 활동하면서 산불 진화율 94%를 달성했다”며 “이번 구호대 활동은 수교 60주년을 맞은 우리 핵심 우방국인 캐나다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또 한국전쟁(6·25전쟁) 파병국인 미국·캐나다의 진화 인력과 우리 대원들이 하나가 돼 ‘불과의 전쟁’을 함께 치렀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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