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무너뜨린 롯데, 왼손 투수 공포증 벗어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3일 0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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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기세’라고 쓴 종이를 들고 응원 중인 롯데 팬. 롯데 제공
한자로 ‘기세’라고 쓴 종이를 들고 응원 중인 롯데 팬. 롯데 제공
롯데의 ‘기세’가 ‘대투수’ 양현종(35·KIA)마저 무너뜨렸다.

롯데는 2일 프로야구 사직 안방 경기에서 왼손 투수 양현종을 선발로 내세운 KIA에 14-2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전날까지 왼손 투수를 선발로 내세운 상대 팀을 상대로 1승 8패(승률 0.111)에 그치고 있었다.

롯데는 4월 21일 창원 경기에서만 구창모(26)를 선발로 내세운 NC를 꺾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패했다.

올해 기준으로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왼손 선발 투수에게 가장 약한 팀이 롯데다.

롯데 전준호 코치(왼쪽)와 이학주. 롯데 제공
롯데 전준호 코치(왼쪽)와 이학주. 롯데 제공
롯데는 이날 이학주(33)의 데뷔 첫 만루홈런을 포함해 1회말부터 7점을 뽑으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했다.

롯데가 1회에 7점 이상을 뽑은 건 2020년 10월 13일 사직 LG전(8점) 이후 962일 만이다.

한 이닝에 7점 이상을 뽑은 것도 2021년 9월 22일 안방 삼성전 7회 7득점 이후 이날이 618일 만에 처음이다.

롯데는 2회에도 2점을 뽑으면서 결국 양현종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양현종이 한 경기에서 9점을 내준 건 2007년 데뷔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그전에는 8실점 경기가 8번 있었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KIA 양현종. 뉴스1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KIA 양현종. 뉴스1
롯데 타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특별 타격 훈련을 소화하면서 왼손 투수 공략을 준비했다.

롯데는 이 경기 전까지 왼손 선발 투수를 상대로 타율 0.187에 그치고 있던 상태였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498밖에 되지 않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왼손 선발 상대 OPS가 0.600이 넘지 않은 팀은 롯데뿐이었다.
서튼 감독은 “경기 전에 소화한 훈련 내용을 선수들이 경기 도중에 잘 펼쳐 보여 더욱 고무적인 승리”라고 말했다.

NC 최성영. NC 제공
NC 최성영. NC 제공
LG는 이날 잠실 안방 경기에서 NC에 2-9로 무릎을 꿇었다.

NC는 이날 선발 등판한 구창모가 LG 1번 타자 홍창기(30)만 상대한 뒤 왼팔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최성영(26)이 이후 6이닝 2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다.

그사이 3점을 뽑아 최성영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안긴 NC 타선은 8회에 5득점 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동료들에게 축하받는 김성현(가운데). SSG 제공
끝내기 안타를 때린 뒤 동료들에게 축하받는 김성현(가운데). SSG 제공
전날까지 선두였던 LG는 이날 패배로 32승 1무 18패(승률 0.640)가 되면서 SSG(31승 1무 17패·승률 0.646)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SSG는 2-2 동점이던 9회말 2사 1, 2루 상황에서 김성현(36)이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키움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김성현은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중견수 외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면서 키움 선발 최원태(26)의 퍼펙트 행진을 깨기도 했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 삼성 제공
삼성은 대전 방문 경기에서 안타 33개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안방 팀 한화의 추격을 8-7로 뿌리쳤다.

안타 33개(삼성 17개, 한화 16개)는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이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41)은 이날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에 한걸음 차이로 다가갔다.

두산은 수원에서 10-1 승리를 거두고 안방 팀 KT를 4연패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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