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전기요금 인상 임박…자구책 수위·정승일 거취 주목

  • 뉴스1
  • 입력 2023년 5월 4일 09시 39분


코멘트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설치된 전선 모습. 2023.4.17/뉴스1
서울 시내 주택밀집 지역에 설치된 전선 모습. 2023.4.17/뉴스1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2023.3.23/뉴스1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 2023.3.23/뉴스1
한달여간 미뤄졌던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내주로 다가오며 한국전력공사(015760)의 자구책 수위와 정승일 사장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전이 지속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자 국민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은 한전에 고강도 자구책을 요구하는 동시에 경영책임을 물어 정 사장의 사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4일 정치권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안을 두고 막판 조율을 벌이고 있다.

kWh당 10원 미만‘의 소폭 인상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kWh당 7~9원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요금체계로 인해 32조6000억원 상당의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부와 한전은 지난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kWh당 51.6원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한전 경영 정상화 방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올 1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13.1원 오르고, 2분기 10원 내로 인상되면 한전 목표의 절반 수준의 요금 체계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kWh당 10원가량이 오르면 4인 가족 평균 월사용량을 기준으로 월 전기요금은 기존 5만7000원대에서 6만원대로 3000원가량 오르게 된다.

30조원을 넘어선 한전의 적자 등 요금 인상요인은 충분하다. 에너지업계는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전채 발행 한도 초과 등으로 인한 전력 대란까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한전채 발행 한도가 초과할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급하게 한전법을 개정해 한도를 자본금의 2배에서 5배로 늘렸는데, 이마저도 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전은 요금 조정이 지연될 경우 전기 공급을 위해 한전채 발행 규모를 더욱 확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한전 경영실적 악화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한전채 쏠림현상‘과 같은 채권시장 교란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같은 우려에도 국민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미뤄진 전기요금 인상은 공감대 형성이 필수조건으로 간주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권은 국민부담 가중 방지로 인한 요금 인상 유보와 함께 한전에 강력한 자구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한전은 발전자사 6개와 함께 전기요금 조정에 앞서 국민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20조원 이상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한전은 근로자의 날을 맞아 전 사원에게 지급한 온누리상품권 10만원도 다시 회수할 정도로 자구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적자행보에도 전 사원에게 상품권을 지급할 경우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회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도높은 자구책이 없이 정상화를 위한 요금인상만 강조할 경우 한전에 대한 비판여론이 더욱 강해질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당은 정승일 사장의 사퇴도 거론하고 있다. 한전이 30조원을 넘어서는 적자를 기록한 것이 경영상 과오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 속 정 사장의 사퇴가 한전 자구안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잇따른다.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2일 원가 이하인 전기·가스요금의 인상을 억제하는 정부를 비판하며 공공요금 현실화를 촉구한 바 있다.

또 학계에서도 전기요금 현실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가격에 현저히 미달하고 있다”며 “요금조정이 지연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요금인상의 시급성을 생각해 최대한 빨리 협의와 논의를 거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