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익혀 성장기 담긴 셈… ‘젠 트리오’ 내한공연 열고싶어”

서울 강남구 오드포트에서 지난달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스더 유는 “각각 브루흐가 28세, 바버가 29세 때 작곡한 곡이다. 지금 내 나이와 어울리는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브루흐의 협주곡은 어릴 때부터 익혔고 인생의 여러 단계를 경험하면서 이 작품과 함께 자라난 느낌이 들어요. 바버의 곡은 최근 연주하기 시작했지만 익힐 때부터 친숙한 느낌이었죠.”
그는 열여섯 살이던 2010년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세계 바이올린계의 주목을 받았다. DG 전속 아티스트가 되면서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시벨리우스와 글라주노프의 협주곡을 시작으로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영화 ‘체실 비치에서’ OST 음반 등을 내놓았다.
이른 나이에 탄탄한 경력을 쌓았지만 보이지 않는 차별도 경험했다. “벨기에에서 여러 연주가가 참여한 콘서트를 한 후 왕실 가족을 접견하러 가는데, 먼저 들어간 상급자가 문을 쾅 닫아버리더군요.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죠.” 그 순간이 생각났는지 그는 말을 잠시 멈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대부분 한국에서 지내면서 ‘나는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가장 먼저 배운 말도, 집에서 쓰는 말도 한국어고, 외국에서도 도시락으로 쌀밥과 계란말이를 가져갔죠. 된장찌개도 직접 끓입니다.(웃음)”
그는 친한 사이인 첼리스트 나레크 하흐나자랸, 피아니스트 장쭤와 3중주단 ‘젠 트리오’도 결성해 활동 중이다. DG에서 쇼스타코비치의 3중주 2번 등을 담은 음반 두 장도 발매했다. 그는 젠 트리오 내한 공연도 기회가 되는 대로 열고 싶다고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