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징계 위기’ 류삼영 총경 “경찰국 신설, 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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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2월 8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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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기 앞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지난 9월 류 총경에 대해 경징계를 권고했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중징계를 요청한 상황이다. 2022.12.8/뉴스1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이 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기 앞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는 지난 9월 류 총경에 대해 경징계를 권고했지만 윤희근 경찰청장은 중징계를 요청한 상황이다. 2022.12.8/뉴스1
류삼영 총경이 8일 경찰국 신설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며 자신에 대한 징계 요구가 부당하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중징계가 예고된 상황이다.

류 총경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징계위원회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경찰국이 신설되고 경찰 지휘통제권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전된 상태에서 지난 10월29일(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의 경비 행태는 국민의 안전보다는 경호경비에 더 집중했다”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이태원에 경력 배치를 소홀히 한 것이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의 경찰 통제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소지가 있는 경찰국과 경찰청장 지휘 규칙은 이번 기회에 다시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한 자신의 결정에 후회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류 총경은 “그때는 이태원 참사라는 일이 없었던 만큼 다시 돌아간다면 직이 아닌 목숨을 걸고 경찰국 신설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자신에게 내린 중징계 요구가 부당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류 총경은 “중징계에 대해 대부분 경찰이 반대하고 있고 국가인원위원장, 경찰청 인권위원회도 우려를 표했다”며 국민의 과반수가 경찰국 설치를 반대하는 여론조사 등을 볼 때 저의 징계는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일 윤희근 경찰청장이 류 총경에게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경찰청 중앙징계위원회에 요구하면서 논란이 됐다. 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가 권고한 경징계보다 더 높은 단계의 징계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시민감찰위 권고는 참고 사항이지만, 경찰청 훈령인 시민감찰위원회 규칙은 ‘청장이 위원회 권고사항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류 총경은 ”시민감찰위원회에서 경징계를 권고했음에도 중징계를 요구하는 것은 더 부당하다“며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비례의 원칙을 현저히 벗어난 징계권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당한 징계 결과가 나온다면 소청·소송 등을 통해 계속 싸울 것임을 공언했다.

류 총경은 윤 청장의 중징계 결정이 청와대 등 더 윗선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류 총경은 ”윤 청장이 시민감찰위를 열었다는 건 판단이 곤란하니 시민 의견으로 결정해 보자는 것“이라며 ”법적 절차 아닌데 굳이 했을 땐 그 의견 존중하려 했던 것이고, 사후에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감찰위 결과를 보고도 다시 중징계를 내린 것은 자기 눈을 찌른 것, 즉 자기 결정이 아니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윗선, 청와대의 결정으로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부정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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