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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국민안전 위협하는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 중단해야[기고/이승형]

이승형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경기도회 수석부회장
입력 2022-12-08 03:00업데이트 2022-12-0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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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사자 의견 수렴 없이 시행령 개정
국토부, 권익위 유예 권고 수용을
이승형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경기도회 수석부회장이승형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경기도회 수석부회장
1995년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청주 우암상가아파트 붕괴(1993년), 서울 성수대교 붕괴(1994년) 등 대형 참사가 발생한 직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때 생긴 업종이 ‘시설물유지관리업’이다. 시설물 점검·정비 및 보수·보강 관련 업무를 하는데, 현재 7200여 업체에서 6만여 명의 기술자가 종사하고 있다.

그런데 2021년 1월 문재인 정부 당시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개정된 시행령은 29개 전문건설업종을 14개로 개편하도록 했다. 건설업종 간 상호 시장 진출을 위해 칸막이를 줄이겠다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 28개 업종은 14개 대업종으로 통합됐고 시설물유지관리업은 폐지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시설물유지관리업 종사자들에게 의견 한번 묻지 않았다. 시설물유지관리업체는 내년 말까지 전문건설 대업종 3개 또는 종합건설업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하지만 업종 폐지가 기술 퇴보와 안전사고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또 국토부는 지난해 시설물유지관리업종을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면 2023년까지 공사 실적을 10∼50% 가산해 주겠다고 했다. 업종을 전환해도 시설물유지관리 사업자 지위는 2023년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적을 허위로 가산해 인정해 주고, 기술자가 없어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유예해 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시설물유지관리업 종사자들은 시행령 개정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권익위는 폐지 시점을 2029년까지 유예하라고 권고했다. 세부 시행방안을 충분히 논의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라고 했다. 국토부가 재심의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국회도 국정감사에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설물 유지관리 및 안전을 강화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국토부는 시설물유지관리업 폐지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낡고 오래된 시설물이 늘고 있다. 안정적인 유지관리와 국민 안전을 위해서라도 시설물유지관리업이 존치될 필요가 있다.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국민 안전을 위해 권익위 권고사항을 수용하고 협회와 제도 보완 등 발전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것이 후보 때부터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도 맞는 조치일 것이다.


이승형 대한시설물유지관리협회 경기도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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