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적고 감량효과 확실… 탁구 13개월만에 컨디션 최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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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올림픽 경기서 짜릿한 승부에 반해 이거다 싶어 기본기부터 본격 레슨
무릎관절 조심하면 다칠 우려 적고, 스쾃자세로 하니 근육운동 효과도
몸 가벼워지고 고혈압까지 사라져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13개월 전 탁구를 시작한 뒤 과체중과 고혈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최 교수는 매주 
2회 집 근처에 있는 탁구장을 찾아 레슨을 받고 경기를 즐긴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13개월 전 탁구를 시작한 뒤 과체중과 고혈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최 교수는 매주 2회 집 근처에 있는 탁구장을 찾아 레슨을 받고 경기를 즐긴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자신과 ‘궁합’이 맞는 종목을 찾는다면 운동을 오래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무턱대고 아무 운동이나 했다가는 금세 싫증을 느낀다. 심하면 부상을 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자신의 몸 상태나 적성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운동을 찾는 게 중요한 이유다.

최영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39)도 그런 운동을 찾을 때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전공의 시절부터 병원 헬스시설에 등록해 운동을 했지만 주 1회를 채우기도 어려웠다. 취미 삼아 달리기도 해봤지만 1년에 한 번 병원 직원들과 10km 마라톤 대회에 나가는 게 전부였다.

그랬던 최 교수가 1년 1개월 전 ‘평생을 해도 될 것 같은’ 종목을 만났다. 바로 탁구였다. 지난해 여름 도쿄 올림픽 때 한국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의 경기가 계기가 됐다. TV 중계를 보는데 전기가 흐르는 듯한 쾌감을 느꼈단다. 최 교수는 “나이 어린 친구가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걸 보고 나도 탁구가 하고 싶어졌다”며 웃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한 달여 지난 지난해 10월, 최 교수는 집 근처 탁구장에 회원 등록을 마쳤다. 그로부터 13개월, 최 교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처음엔 20분 레슨에도 헉헉
사실 대학에 입학했을 때 탁구를 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었다. 그러니 기본기부터 배워야 했다. 최 교수는 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탁구장에 가서 레슨을 받았다. 가장 먼저 기본 동작인 포핸드 스트로크만 배웠다. 그다음은 스텝을 배웠다. 기마 자세를 취한 후 탁구대 좌우를 신속하게 오가며 공을 넘겼다. 이 동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백핸드 스트로크, 드라이브를 배웠다.

레슨은 보통 20분 정도 진행됐다. 처음에는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공을 넘기자마자 곧바로 다시 넘어왔다. 채 2분을 넘기지 못하고 헉헉댔다. 더 이상 못 서 있겠다 싶을 정도가 되면 20초 정도 쉬었다. 그러고는 다시 공을 쳤다.

이런 식의 레슨을 한 달 정도 받고 나서야 동호회 회원들과 공을 툭툭 치는 랠리를 하는 수준에 올랐다. 본격적인 게임을 하기까지는 그 후로 한 달의 시간이 더 걸렸다.

요즘은 탁구장에 가면 보통 2∼3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코치 레슨은 20여 분.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동호회원들과 경기를 한다. 11점을 먼저 따면 이긴다. 경기는 5판 3선승제다. 이런 방식으로 보통은 5, 6경기를 한다.
○ ‘무리하지 않기’를 운동 철칙 삼아
최 교수가 탁구를 선택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부상 우려가 적다는 점이다.

그는 운동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농구, 축구, 테니스 등 구기 종목의 운동을 오래전부터 자주 해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부상을 당했다. 공중보건의 때 테니스를 하다가 서브 동작에서 삐끗했다. 어깨 인대에 염증이 생겼고, 테니스를 접어야 했다.

7년 전에는 병원 직원들과 농구를 하다가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해야 했다. 지금도 무리하게 팔을 쓰면 저림 증세가 나타난다. 이 때문에 팔을 쓰는 근력 운동도 거의 하지 않는다.

탁구를 하면서는 이런 부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최 교수는 “탁구 또한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이란 점을 인정했다. 실제로 최 교수 자신도 탁구를 무리하게 하다가 한때 무릎 통증이 생긴 적이 있다. 그 후로는 ‘무리하지 않기’를 운동 철칙으로 삼았단다.

그렇다면 탁구는 어떤 건강 효과가 있을까. 최 교수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전신 운동”이라고 했다. 2, 3시간 동안 탁구대 사이를 누비다 보면 1시간 동안 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마 자세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스쾃 자세를 한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효과도 얻는다. 최 교수는 “탁구를 한 후로 바지가 꽉 낄 정도로 허벅지가 굵어졌다”며 웃었다. 강도를 조절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것도 탁구의 장점이다. 운동 공간이 넓지 않기 때문에 힘들면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는 것이다.
○체중 줄고 혈압도 정상수치로 떨어져
탁구를 시작한 후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우선 체중이 빠졌다. 탁구를 하기 전에는 체질량지수(BMI)가 28로 과체중이었다. 지금은 정상 수준인 24로 떨어졌다. 다른 건강 지표도 모두 좋아졌다. 최 교수는 수축기 혈압이 120∼130mmHg로, 초기 고혈압 환자에 속했고 약을 복용했다. 탁구를 계속 하다 보니 혈압도 정상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 교수는 요즘 고혈압 약을 먹지 않는다. 동시에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떨어졌고, 혈당 수치도 정상이다.

물론 식단 조절을 병행했다. 밥을 비롯해 탄수화물의 섭취량을 3분의 2로 줄였다. 반찬이나 견과류는 따로 줄이지 않았다. 그 대신 짠 것과 기름진 것은 가급적 피했다.

요즘 컨디션은 최상이라고 한다. 일단 몸이 가벼워졌다. 속이 더부룩한 증세나 식후 졸림 현상은 모두 사라졌다. 체력적으로 월등하게 좋아졌다. 탁구를 시작했을 때 10분도 버티기 힘들던 체력이 2, 3시간을 거뜬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다.

탁구를 하면서 운동의 맛을 느끼니 또 다른 운동 계획을 세우게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최 교수는 요즘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 등 새로운 종목을 하나 더 시도해볼까 생각하고 있단다. 건강 습관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탁구에 도움되는 스트레칭





힘이 세다고 해서 탁구를 더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민첩성과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 특히 60, 70대 노인에게 탁구는 좋은 운동이다. 최영 교수는 “노인들은 일주일에 3회 정도만 1시간씩 탁구를 해도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동호회원 중에는 노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다만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준비운동은 필수다. 최 교수 또한 5∼10분 동안 스트레칭을 꼭 한다. 최 교수는 “사전에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근육이 긴장한 상태에서 운동하기 때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며 “근육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체로 5, 6개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한다. 특히 효과가 좋은 세 가지만 따라 해 보자.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다음 상체를 왼쪽으로 비튼다. 이때 팔도 자연스럽게 상체를 따라 돌린다. 다만 팔에는 힘을 빼고 어깨로만 회전한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몸을 돌린 후 3∼5초 정지 상태로 있다가 반대쪽 방향으로 몸을 비튼다. 살짝 어깨에 반동을 주는 것도 괜찮다. 가슴과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10회 반복한다.



두 발을 붙이고 선다. 손가락 끝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상체를 천천히 굽힌다. 이때 가급적 무릎은 굽히지 않는다. 이 상태로 10초 정도 정지한다. 다만 이 동작을 처음 할 때는 무릎을 굽히지 않고서는 손가락이 바닥에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소한으로 무릎을 굽히되 점차 펴는 게 좋다. 손가락이 바닥에 닿는다면 손바닥을 바닥에 닿는 식으로 강도를 높인다. 허벅지 뒤쪽, 종아리 등의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어깨 너비보다 조금 넓게 발을 벌리고 선다. 두 팔을 허리 뒤쪽에 대고 상체를 뒤로 천천히 젖힌다. 그 상태로 10초 정지한다. 2, 3회 반복한다. 이때 무릎을 완전히 펴면 상체를 뒤로 젖히기 어렵다. 또한 부상 위험도 있기 때문에 무릎은 살짝 구부리는 게 좋다. 허벅지 앞쪽과 등 근육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탁구#스트레칭#근육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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