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금리 8% 돌파 임박… “3년 갚은 만큼 빚 또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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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되는 코픽스 3.98%로 최고치
전세자금 대출금리도 8%대 눈앞
대출자 月원리금 상환 부담 ‘눈덩이’
“서민층 고정금리 전환 확대 필요”

《주담대 변동금리 年8%대 눈앞


16일부터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전세대출 금리가 0.58%포인트씩 더 오른다. 이들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역대 최대로 뛰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는 지난달 연 7%를 넘어선 지 불과 한 달 만에 8% 돌파를 눈앞에 뒀다. 저금리 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서민과 전세대출이 있는 청년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년 전 주택담보대출 3억4000만 원을 받아 신혼집을 마련한 직장인 황모 씨(37·여)는 요즘 이자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3년간 고정금리로 원리금을 갚은 뒤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은 탓이다. 그동안 2.8%였던 대출 금리는 지난달부터 6%대 초반으로 수직 상승했다. 황 씨는 “3년 동안 원리금 4800만 원을 착실하게 갚았는데 대출 금리가 뛰면서 앞으로 갚을 돈이 이만큼 더 불었다”며 “금리가 너무 가파르게 올라 매달 빚을 갚아도 늘어나는 기분”이라고 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최고 8% 돌파를 눈앞에 뒀다. 주택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새 0.58%포인트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인 3.98%로 올랐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과 전세대출이 있는 청년층과 서민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주담대 변동금리 8% 돌파 임박

1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코픽스(신규 취급액 기준)는 3.98%로 9월(3.40%)보다 0.58%포인트 올랐다. 2010년 1월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자 최대 상승 폭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예·적금, 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와 전세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이 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오른 데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코픽스도 역대 최대로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은 당장 16일부터 10월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대출 금리를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연 5.74∼6.54%인 주담대 변동금리를 연 6.32∼7.12%로 인상한다. KB국민은행도 연 5.18∼6.58%에서 5.76∼7.16%로 올린다. 주담대 금리 연 7%대가 일상이 되는 것이다.

현재 금리 상단이 연 7.71%인 하나은행이 조만간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하면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는 2018년 12월 이후 처음 연 최고 8%를 돌파하게 된다.
○ 월 원리금 2년 새 85만 원 급증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15일 현재 연 5.21∼7.460%다. 여기에 코픽스 상승분이 반영되면 전세대출 금리 상단도 연 8%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더 늘어나게 됐다. 2년 전 연 3.08%의 금리로 주담대 4억8000만 원을 받은 A 씨는 당시 원리금으로 매달 204만 원을 갚았다. 하지만 6개월마다 변동되는 대출 금리가 16일 6.18%까지 급등해 289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 2년 새 월 상환액이 85만 원 급증하는 것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선 데 이어 한은도 2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커 대출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영끌족과 상환 능력이 부족한 청년층의 대출 부실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저금리 시대에 돈을 빌린 청년층과 서민들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고정금리 전환을 확대하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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