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日 정상 “징용문제 조속 해결”… 日 실질적 태도변화가 관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5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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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왼쪽)이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프놈펜=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왼쪽)이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프놈펜=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 캄보디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이 취임한 이후 정식으로 회담을 연 것은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에 대해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기로 (두 정상이) 재차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이 9월 미국 뉴욕에서 약식 회담을 가졌을 때에도 강제징용 문제가 논의되기는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회담 자체를 ‘간담’이라고 격을 낮춰 부르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반면 이번 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공식적으로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인 것이어서 향후 실무 협상에 힘이 실릴 여건은 마련됐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한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면서 강경 일변도였던 일본 측의 기류도 조금씩 바뀌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일본의 태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국 간에는 일본제철 등 가해 기업들이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하는 대신 민간재단에서 기금을 마련해 대신 지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해 기업들이 기금 조성에 참여하고 사죄해야 이 방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해당 기업들은 기금을 내는 것조차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또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은 14일 강제징용 문제에 “일관된 입장”을 바탕으로 한국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여전히 문제 해결의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해법의 돌파구를 찾는 것을 목표로 협상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하지만 한국만 조급하게 서두른다고 될 일이 아니다. 피해자가 납득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강제징용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그러려면 배상금 재원 마련에 대한 일본 기업의 동참, 반도체 소재 수출 제한 조치 해제 등 일본 측이 먼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 한일 관계 개선의 속도 못지않게 과정과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기시다 일본 총리#정상회담#징용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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