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주호영… 尹心 아닌 民心 읽으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2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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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지도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용호 의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지도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이용호 의원.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어제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이변’이었다. 5선의 주호영 의원이 재선의 이용호 의원을 이기긴 했지만 득표 차이는 불과 19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대구 출신으로 이미 한 차례 원내대표를 한 중진이다. 반면 민주당·국민의당 출신으로 전북에서 당선된 이 의원은 지난해 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의 체급이 달랐던 것이다. 주 원내대표의 압승을 예상했던 예측이 빗나가자 당내에선 “의원들의 반란 아니냐”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당내에선 주호영 원내대표 추대냐 자유 경선이냐는 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중진들이 추대론을 펴면서 의원들이 막판까지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을 살피는 눈치작전이 벌어졌다. ‘대통령 뜻’ 운운하면서 의원들을 줄 세우려는 구태가 아닐 수 없다. ‘주호영 추대론’에 반대한 이 의원에게 표가 몰린 것은 친윤계의 이 같은 ‘윤심 팔이’에 대한 의원들의 누적된 반감이 표출된 결과로 보인다. 주 원내대표는 이 의원 손을 들어준 의원들의 불만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실상 공황 상태다.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도 벌써 두 번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다. 정기국회 중에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이 바뀌는 것도 이례적이다. 만에 하나 법원이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도 직무정지 가처분을 인용할 경우 주 원내대표는 당을 추스르는 임시 지도부 역할을 맡아야 한다. 주 원내대표가 골이 깊어진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국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다. 윤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의 입법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성과를 내야 한다. 이를 위해 주 원내대표는 169석 거야(巨野)를 상대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받아낼 것은 받아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정부의 요구에 대해선 일방적으로 따르지만 말고 민의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이끌어야 한다. 여당과 정부 안에서도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영빈관 신축안을 추진하다가 비판 여론에 떠밀려 하루 만에 철회하는 것과 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의 힘#윤심#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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