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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혼자 아이키우기 버거웠는데… 양육비 긴급지원에 숨통”

입력 2022-08-18 03:00업데이트 2022-08-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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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한부모가족 소득 평균의 58% 수준
前배우자 양육비 미지급하는 경우 자녀 1인당 매달 20만원씩 지원
양육비 미지급 출국금지 대상… 5000만원서 3000만원으로 낮춰
게티이미지코리아
40대 여성 A 씨는 13년 전 이혼한 뒤 지금까지 혼자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이혼 당시 법원은 A 씨의 전남편에게 6세, 3세였던 두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100만 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A 씨가 받은 양육비는 총 300만 원 남짓. 전남편은 늘 A 씨의 연락을 피했고, 가끔 연락이 닿아도 ‘왜 돈을 달라고 하면서 나를 힘들게 하느냐’며 적반하장으로 굴었다.

이런 A 씨에게 최근 작지만 든든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말부터 여성가족부의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대상이 된 것이다.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제도란 전 배우자에게 양육비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부모가족에게 자녀 1인당 매달 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A 씨는 “두 아이를 먹이고 입히기에도 늘 빠듯했는데 양육비 지원이 생활에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 한부모가족 10명 중 7명이 ‘양육비·교육비 부담’

A 씨와 같은 한부모가족은 지난해 기준 총 151만 가구다.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가부의 ‘2021년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의 약 70%가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을 자녀 양육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실제로 한부모가족의 평균 월소득은 245만3000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416만9000원)의 58.8% 수준에 그친다.


정부가 한부모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정책에 집중하게 된 배경이다. 현재 중위소득 52%(올해 3인 가구 기준 218만1245원) 이하 한부모가족은 만 18세 미만 자녀 1인당 매달 20만 원의 ‘기본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 이전까지는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라 생계비 지원을 받는 한부모가족의 경우 기본 아동양육비를 받을 수 없었는데, 이달 1일부터 관련 고시가 개정되면서 두 지원을 함께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양육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현재 중위소득 52% 이하지만 10월부터 58%(월소득 243만2927원) 이하 가구로 확대된다. 2024년까지 63%(월소득 264만2662원) 이하 가구로 늘리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 경제적·정서적으로 더 취약한 ‘청소년 한부모’
경제적 기반이 부족한 ‘청소년 한부모’는 일반 한부모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청소년 한부모란 청소년기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는 만 9∼24세 한부모를 뜻한다.

19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청소년 한부모 김모 씨(22·여)는 아동수당과 생계급여 등 정부 지원으로만 생활하고 있다. 김 씨는 “취업을 위해서 자격증 학원을 다니고 싶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형편이 되지 않고 가족의 도움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씨와 같은 청소년 한부모의 평균 월소득은 160만6000원으로, 전체 한부모가족 평균 월소득의 65.5% 수준이다.

정부는 현재 중위소득 60%(월소득 251만6821원) 이하 청소년 한부모에게 자녀 1인당 매달 35만 원의 양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청소년 한부모 자립지원 패키지’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청소년 한부모에게 취업이나 돌봄 서비스 등 필요한 정보를 안내하고 심리상담,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되는 일이 흔하지 않다 보니 청소년 한부모들은 사회적 편견에 위축되기도 한다”며 “이들에게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을 살피며 지지해주는 존재가 자립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양육비 안 주는 ‘나쁜 부모’ 제재 강화”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양육비를 안 주는 부모에 대한 제재도 한부모가족 지원의 중요한 축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나쁜 부모’에 대한 제재를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양육비 미지급을 단순히 개인 간 채권채무가 아니라 ‘아동의 생존권 및 기본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보고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유치장이나 교도소에 가두는 감치(監置) 명령이 결정됐는데도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 공개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16일부터는 출국금지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양육비 미지급액이 5000만 원 이상일 때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었는데 이날부터 그 기준이 3000만 원으로 낮아졌다. 또 이날부터 감치 명령 결정 이후 3개월 이상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에도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양육비 이행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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