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비 빼돌려 좋은 차 탄다”…70대 동대표 ‘명예훼손’ 벌금 200만원

  • 뉴스1
  • 입력 2022년 8월 17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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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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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 관리소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형사 2단독 이지수 판사)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씨(78)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20일쯤 자신이 사는 원주 아파트 단지의 주민 등에게 “관리소장이 관리비를 빼먹는다”고 말하고 같은달 28일쯤에는 마트 인근에서 아파트 단지의 다른 주민에게 “관리소장이 관리비를 가로채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고 말하는 등 관리소장 B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A씨가 해당 아파트 동대표직을 수행하면서 아파트 감사보고서 등에 기재된 지출항목 등이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자 “B씨가 관리비 등을 횡령했다”고 고소한데 이어 이 같은 사건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A씨와 변호인은 재판과정에서 “B씨가 관리비를 빼먹는다거나 관리비로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설령 A씨가 그 같이 말한 사실이 있어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위법성 조각사유’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한 각 발언(아파트 주민들에게 언급한 내용)과 게시판 문서의 중요한 부분은 ‘관리소장인 피해자가 관리비를 횡령한다’는 내용인데 이는 객관적 사실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진술했다”면서 “경찰은 회계감사보고서, 외부 회계감사를 담당한 회계사 진술 등을 종합해 B씨의 횡령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어 불송치를 결정했고 피고인의 이의신청에도 검사 또한 혐의가 없다고 처분했다”고 그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주민들에게) 피해자의 관리비 횡령에 대해 발언할 당시 수사기관에 막 고소한 상태로 수사가 진행 중이었으며 피해자의 혐의 유무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게시판에 문서를 부착하기 전 회계감사보고서를 작성한 회계사 또는 다른 전문가에게 관리비의 적정한 관리여부를 문의한 바도 없다”고 판시했다.

(원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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