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반도체 공동 개발… 2나노급 차세대 제품 2025년 양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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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경제관련 첫 ‘2+2 장관회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첫 미일 외교·산업(2+2) 장관 회의인 경제정책협의위원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는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일본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하야시 외상, 블링컨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워싱턴=AP 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왼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첫 미일 외교·산업(2+2) 장관 회의인 경제정책협의위원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는 도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일본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하야시 외상, 블링컨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워싱턴=AP 뉴시스
미국과 일본이 첫 경제판 2+2(외교·산업) 장관 회의를 열고 양자컴퓨터나 인공지능(AI) 실용화에 필요한 ‘2nm(나노미터)급 차세대 반도체’를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이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일본과 먼저 손을 잡은 것이다. 일본 언론은 미일이 합의한 차세대 반도체 공동 연구센터가 일본에 건립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센터는 2025년 2nm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6월 30일 세계 최초3nm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직원들이 6월 30일 세계 최초3nm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근 세계 최초로 3nm급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품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와 대만 TSMC도 2025년 2nm급 공정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한국 대만에 밀리던 미일이 손을 잡고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미일 기술 협력이 가속화하면서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Chip·반도체)4’에 대한 한국 동참 압박이 커지고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의 ‘위협’도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美日 “3년 내 2nm급 반도체 양산”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경제정책협의위원회(EPCC) 공동성명에서 미일은 “반도체, 배터리 및 중요 광물을 포함한 전략적 부문에서 공급망 탄력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진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EPCC는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이 참여했다. 두 나라가 외교·국방 분야에 이어 외교·산업 분야 2+2 장관급 협의체를 가동한 것이다.


특히 미일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센터 건립에 합의했다. 하기우다 경산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빠르게 행동할 것”이라며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리켄 국립연구소, 도쿄대 차세대 반도체 연구를 모아 국제적 공동 연구의 거점이 될 새로운 연구개발(R&D) 조직을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뜻을 같이하는 국가의 협력을 이끌기로 했다”고 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양국이 2025년까지 2nm급 차세대 반도체를 양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1nm(10억분의 1m)는 반도체 회로 선폭(線幅)을 의미한다. 회로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 전력은 줄고 정보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2nm급 반도체는 컴퓨터 기술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양자컴퓨터와 AI는 물론이고 차세대 미사일과 레이더, 전투기 등에 적용될 핵심 부품이다. 최첨단 반도체 90% 이상을 대만에 의존하고 있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비해 자체 생산 확대에 사활을 건 미국이 일본과 힘을 합친 것. 아사히신문은 “대만 유사시 미국과 일본에 반도체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며 “대만 의존을 낮추는 것이 중요 과제”라고 분석했다.
○ “中 대만 침공 가능성 대비 반도체 동맹”
미일 양국은 반도체는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등 중국이 주도하는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일은 공동성명에서 “미일 양국이 뜻을 같이하는 국가 간 협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강력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이 중요하다”며 “희토류를 비롯한 중요 광물 (원천이) 다변화되고 강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한다”고 밝혔다. 불공정한 개발금융에 대한 공동 대응에도 합의했다.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 구상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다.

미일은 경제판 2+2 장관 회의를 정례화하고 내년에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하야시 외상은 “미일은 세계 1, 2위 민주주의 경제국가”라며 “이번 회담은 경제안보 분야 국제 공조를 주도하겠다는 양국 결의의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nm(나노미터) 반도체
회로 굵기가 2nm(1nm는 10억분의 1m)인 반도체.
양자역학의 원리를 사용해 훨씬 빠른 연산 능력을 지닌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량 등의 핵심 부품에 사용될 수 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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