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중국몽’ 꿈꾸는 그들의 다음 스텝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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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게임/러쉬 도시 지음·박민희·황준범 옮김/632쪽·2만7000원·생각의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위대한 중화민족의 부흥’을 뜻하는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인 저자는 이 중국몽이 시 주석의 갑작스러운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고 본다. 저자는 중국 정부의 문서들과 고위 관리들의 연설 등을 분석해 중국의 ‘대전략’을 설명한다.

저자가 볼 때 대전략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1989∼2008년 ‘(스스로) 약화시키기’다. 당시 톈안먼 광장 사건과 소련의 붕괴는 크나큰 위기였다. 미국이 중국에 이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때 중국은 몸을 낮추고 미국과의 경쟁을 피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두 번째는 2009∼2016년 ‘구축하기’였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이 휘청거리자 중국은 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찬찬히 패권 장악에 나섰다. 특히 이웃 국가들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힘을 쏟았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출범을 이 시기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그리고 2017년 이후엔 마지막 단계인 ‘확장하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현재 서구가 쇠퇴의 길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영국 브렉시트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지켜보며 중국이 글로벌 리더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최근 중국이 “신시대가 왔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저자의 시각에 동의하느냐를 떠나서 미국의 현 정부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롱게임#중국몽#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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