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준석 제거, 尹과 윤핵관 공동작품”…‘尹문자’ 맹공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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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尹, 이준석 제거하고 기분좋아 문자 보낼만큼 한가한가?”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를 두고 27일 공세를 이어갔다. 이준석 당 대표의 징계에 대한 정당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틈을 타 ‘여권 갈라치기’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권 직무대행간 메시지 내용에 대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대통령이 자기 당 대표 제거하고 나서 기분 좋아 권한대행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정도로 대한민국이 한가하냐”고 지적했다. 권 직무대행은 전날 오후 대정부 질문이 진행 중이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찍혔다. 권 직무대행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윤 대통령이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에 대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이 메시지를 두고 이 대표의 징계에 윤심(尹心·윤 대통령 뜻)‘이 투영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취재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취재단
우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이준석 대표 제거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의 공동 작품이라고 했는데 사실로 확인된 것”이라며 “언제는 이 대표에 의지해 젊은이들 표를 구걸하더니 이제는 내부 총질한다고 바로 젊은 대표를 잘라내는 윤핵관과 대통령의 위선을 보며 정치가 잔인하다고 느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은)보다 민생 경제에 전념해야 하고, 국민의힘 내부 권력 싸움에 깊게 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당무위원회 회의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결국 윤 대통령이 주도했다는 걸 알게 되면 (이 대표의) 배신감이 굉장히 커질 거 같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20대 젊은 남성층도 배신감을 느낄만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권 대행은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태도인데, 이게 사실은 대통령에게 미안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 대표 입장에서 얼마나 황당하겠느냐”고 했다. 권 대행이 의도적으로 휴대전화 화면을 공개했을 가능성은 없냐는 질문에 “저도 본회의장에서 가끔 (휴대전화를 보지만) 의도적으로 공개되는 경우는 없다”며 “그 시간에 대통령이 문자를 보내니까 너무 황송해서 답하다가 걸린 거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에 가세했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내부총질’이란 말이야 말로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대통령에겐 현안에 대한 이견과 관점의 차이 자체가 내부총질이라는 거냐”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도 “얼마나 당을 사랑하면 그 반발과 비판, 욕을 먹어가면서 지적하고 쓴소리를 하겠느냐”며 “대통령은 (이준석) 당 대표를 쫓아내서 전국을 떠돌면서 치킨을 먹게 하고 노래를 부르게 하면 속이 편한가”라고 질타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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