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경찰국, 과거로 회귀” vs “행정부 통제 불가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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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놓고 엇갈린 평가

정부가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26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쟁점은 크게 2가지다. 행안부가 경찰국을 통해 경찰을 통제하는 것이 정당한지, 그리고 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이를 시행하는 것이 적법한지다.

행안부의 경찰 통제에 대해 반대하는 이들은 과거 역사를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 중립화라는 가치를 보장하기 위해 1991년 경찰청을 내무부장관 직무 관장에서 벗어나 외청으로 독립시킨 것”이라며 “경찰을 행안부에 배치하는 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을 독립시키면서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해 통제하도록 한 취지에 배치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도 “경찰법에는 경찰 인사와 제도, 정책 전환 등을 이미 국가경찰위원회라는 심의의결기구가 담당하도록 돼 있다”며 “경찰국을 신설하는 것은 경찰위를 완전히 허수아비로 전락시키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커진 만큼 행정부의 통제는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사라진 데다 대공수사권도 국가정보원에서 경찰로 넘어가게 된다”며 “(경찰의) 권한은 커진 상황에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까지 폐지돼 통제는 오히려 축소됐다. 이런 상태에서 새로운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도 “정부조직법 34조 5항에 경찰청은 행안부 장관 소관이라고 명시돼 있어 경찰이 수행하는 치안 업무도 행안부 장관의 소관 업무로 봐야 한다”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선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으로 경찰국 신설을 추진하는 것이 꼼수라고 지적한다.

이웅혁 교수는 “(정부조직법에) 법무부 장관 직무 권한으로 ‘검찰 사무 관장’이 명시된 것과 대조적으로 행안부 장관의 직무 권한에는 경찰이나 치안 관련 사무가 없다”며 “법이 아닌 시행령을 통해 행안부 내 국을 신설하고 사실상 치안 사무를 관장하려는 것은 법치행정에 전면으로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장영수 교수는 “‘청’도 아닌 ‘국’을 신설하면서 법을 개정하는 경우는 없다”며 정부의 조치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경찰국#행정안전부#경찰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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