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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어떻게 강화했나[세계의 눈/토머스 허버드]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입력 2022-07-20 03:00업데이트 2022-07-20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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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5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한국을 찾아 반도체 공급망, 북핵, 중국 견제 등에 관한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한국을 찾은 것은 전 세계적인 혼란기에 미국이 한미관계에 부여하는 중요성과 새로운 한국 정부와의 동맹을 강화하고자 하는 희망을 반영한 것이었다. 한미 정상회담은 양국 모두에 큰 성공으로 평가받았다. 한미 정상은 개인 차원의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켰고 공동 가치와 경제 이익을 바탕으로 한 포괄적·전략적 동맹을 구축하면서 군사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고조되는 긴장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악화되는 가운데 두 정상의 초점은 경제 안보에 맞춰졌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서 처음 방문한 곳이 혁신적인 삼성 반도체 평택공장이었다는 점은 이례적이다. 두 정상은 세계 경제 중요 원동력으로서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완화할 수 있는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할 삼성의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계획을 따뜻하게 반겼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만나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투자를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대미 관계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지역과 글로벌 이슈에서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강력히 지지했고 며칠 후 일본 도쿄에서 열린 IPEF 공식 출범식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인도태평양 지역 민주적 가치 증진을 위해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참여하는 안보협력체 ‘쿼드(Quad)’ 활동에 일부 참여하는 것에 관심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규탄에 함께 서겠다고 약속했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 보존의 중요성에 합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을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초청한 것은 민주주의 대 독재정치로 분열되는 세계에서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새로운 역할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지표가 됐다.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일본과의 관계가 두드러지게 언급됐다. 두 정상은 북한의 위협과 공동으로 맞닥뜨린 경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역사 갈등보다 공동 안보 이익을 우선시하는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 의지에 고무돼 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은 속도를 내고 있고 한미일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에서 비공식 회담을 했다.

특히 박진 외교부 장관이 몇 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비극적인 피살에 공식적으로 애도를 표한 것은 한일 관계 및 한미일 협력에 매우 적절한 행동이자 중요한 움직임이었다. 한일 외교장관은 새로운 소통의 장을 열 수 있게 했다. 한국과 일본이 모두 선거를 마친 지금이 한일 관계를 긍정적인 궤도로 되돌리기에 적절한 시기일 것이다.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을 고려한다면 한미일 3자 협력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북한은 올 초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미사일 31종을 시험하는 등 17번에 걸쳐 미사일 실험을 했다. 더욱이 7차 핵실험을 위한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은 대화를 시작하려는 미국의 적극적인 노력을 무시하는 대신 미 본토와 다른 타깃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을 계속 향상시키겠다는 의도를 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이미 양국의 최우선 안보 우려인 북한에 대해 일치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 한미는 북한 비핵화가 최우선 목표라는 점에서 단결해 있다. 북한을 향한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북한이 대화 참여를 거부하는 한 한미 정상 모두 전임자들보다 더 강경하며 이는 양국 대북 접근법이 외교에서 억지력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두 정상은 군사훈련을 확대하고 확장억지력을 논의할 고위급 대화를 재가동하며, 전략 자산을 더 정기적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는 모두 한미 정상회담 몇 주 안에 취해졌다. 한미는 북한 핵실험 같은 도전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두 정상이 구축한 긴밀한 관계는 북한 지도자가 한미를 갈라놓기 위해 핵실험을 강행하더라도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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