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14만명 vs 광안리 19만명… 광안리에 젊은층이 몰리는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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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핫플레이스’로 2030세대 선호
백사장 건너편에 이색 음식점 즐비
수영구의 관광객 유치 정책도 한몫

광안리의 낮과 밤 부산 광안리해변은 낮 시간대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해 썰렁하지만 밤이 되면 근처 상가를 찾는 젊은층이
 많아 붐빈다. 위쪽 사진은 4일 오후 광안리해수욕장의 모습. 아래쪽은 과거 ‘차 없는 문화거리’가 운영 중인 모습. 김화영 기자
 run@donga.com·수영구 제공
광안리의 낮과 밤 부산 광안리해변은 낮 시간대 방문객의 발걸음이 뜸해 썰렁하지만 밤이 되면 근처 상가를 찾는 젊은층이 많아 붐빈다. 위쪽 사진은 4일 오후 광안리해수욕장의 모습. 아래쪽은 과거 ‘차 없는 문화거리’가 운영 중인 모습. 김화영 기자 run@donga.com·수영구 제공
해운대해수욕장 14만6687명 vs 광안리해수욕장 19만6370명.

부산의 여름 해수욕장이 전면 개장한 1일부터 3일까지 두 해수욕장의 누적 방문객 수를 비교한 결과다. 개장 첫날인 1일 방문객은 해운대가 3만9130명으로 광안리(3만4865명)보다 많았다. 반면 토·일요일인 2일과 3일은 광안리 방문객 수가 각각 8만7370명과 7만4135명으로 해운대의 4만8638명, 5만8919명을 훨씬 능가했다.

해수욕장 개장 초기여서 낮에 해운대에 몰리는 인파가 적어 광안리에 방문객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평일과 낮은 해운대, 주말과 밤은 광안리해수욕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몇 년 전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수영구 측은 분석하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에 다양한 놀이시설과 먹거리 단지가 밀집해 있어 방문객이 선호한다는 것이다.

평일인 4일 오후 3시경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중앙 물놀이구역. 바다에서 튜브를 타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은 100m 구간에 내 어림잡아 50명도 안 됐다. 해변 1.3km 구간 중 오른쪽 끝인 500m 구간에 조성된 수상레저구역(SUP존)에서 서프보드를 즐기는 사람도 40명에 그칠 정도로 한산했다.

그러나 수영구가 집계한 결과 이날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가 5만140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이날 4만3876명만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광안리의 집계를 ‘뻥튀기’로 여길 수 있지만, 수영구 관계자는 “광안리가 ‘야간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사장에서 왕복 2차로(광안해변로)를 건너면 이색 음식점과 카페가 즐비해 식사를 하며 광안대교 야경을 즐기는 젊은층의 방문이 최근 줄을 잇고 있는 것. 2km 떨어진 민락수변공원에는 돗자리를 깔고 야간취식을 이어가는 방문객도 상당하다. 실제 젊은층 가입자가 많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검색 결과에 따르면 ‘광안리해수욕장’ 게시물(58만4000개)이 ‘해운대해수욕장’(44만9000개)보다 13만5000개 더 많았다.

이에 수영구는 광안리해수욕장에 2030세대를 더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해수욕장 개장 기간 토·일요일은 밤 2시간 동안 해변로 차량을 통제해 각종 공연을 여는 ‘차 없는 문화거리’를 운영하며, 매주 토요일 밤 두 차례 ‘M드론라이트쇼’도 진행하고 있다. 광주에서 친구와 이날 광안리를 찾은 김담주 씨(20)는 “멋진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길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많아 해운대보다 이곳을 휴가지로 정했다”고 했다.

동서대 권장욱 관광학부 교수는 “수영구가 그간 없던 이색 정책으로 관광객을 유인 중인데, 특히 젊은층의 호응도가 높다”면서 “해운대구도 여러 정책을 시도 중이지만 젊은층에게 비싼 물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달 말 성수기가 되면 낮 시간대 가족 단위 해수욕객이 몰리는 해운대에 더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일각에선 해운대와 수영구의 방문객 집계 방식이 달라 객관적인 수치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안리는 0시를 기준으로 24시간 인파를 측정하며, 해운대구는 오후 1시 기준으로 24시간 방문객을 센다. 해운대구는 스마트폰 소지자가 백사장 내 30분 머무를 경우 1인이 찾은 것으로 집계하지만, 수영구는 곳곳에 설치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과한 스마트폰 소지자를 산정한다.

이 때문에 두 자치구의 관광객 집계를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해운대구 측은 “스쳐 지나기만 해도 방문객으로 집계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지만, 수영구는 “설치한 50개 센서 모두가 아닌 해변 중앙의 6개 센서 수치만 집계한다”고 반박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해운대해수욕장#광안리해수욕장#야간 핫플레이스#2030세대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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