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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스포츠

녹색 글러브, SSG는 껴도 되고 다른 팀은 안된다?

입력 2022-07-04 03:00업데이트 2022-07-04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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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정찬헌, 경기중 심판 제지… ‘타자 집중에 방해’ 판단될 경우
교체요구 가능하다고 규정 명시
녹색 유니폼-녹색 글러브 착용, 1주전 김광현 사용땐 제재 없어
정찬헌 “경기 본 뒤 껴도 되는 줄”… 해프닝일 뿐이지만 형평성 논란도
프로야구 키움의 투수 정찬헌(위쪽)이 2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녹색 글러브를 끼고 공을 던지고 있다. 정찬헌은 ‘잔디 색과 비슷한 녹색 글러브가 타자의 시선을 방해할 수 있다’는 심판의 지적에 따라 3회부터 주황색 글러브로 바꿔 끼었다. SSG의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NC와의 경기에 녹색 글러브를 끼고 등판해 6이닝을 던졌는데 심판은 글러브 교체를 요구하지 않았다. 키움·SSG 제공
투수들이 끼고 등판한 녹색 글러브를 두고 심판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려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키움의 투수 정찬헌(30)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 녹색 글러브를 끼고 선발로 등판했다. 이날 주심 권영철 심판은 2회말이 끝난 뒤 공수교체 시간에 홍원기 키움 감독을 불러 정찬헌의 글러브 교체를 주문했다. 정찬헌은 3회초부터 주황색 글러브로 바꿔 끼고 경기를 했다. 권 심판의 요구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규칙에 따르면 투수는 심판이 ‘타자의 집중을 저해한다’고 판단하는 색상의 글러브를 사용할 수 없다. 심판은 해당 글러브의 사용을 금지할 권한도 있다. 권 심판은 야구장 잔디 색과 비슷한 녹색 글러브가 타자의 시선을 방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문제는 일주일 전 같은 녹색 글러브를 끼고 등판한 투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SSG의 김광현(34)은 지난달 25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안방경기에 녹색 글러브를 끼고 선발로 나섰다. 이 경기 주심 김성철 심판은 김광현에게 글러브 교체를 요구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6회까지 24명의 타자를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찬헌은 2일 경기 후 “저번 경기 때 ‘녹색 글러브는 안 된다’고 해서 다른 걸로 바꿔 쓰고 있었는데 최근 (김)광현이 형이 녹색 글러브를 쓰기에 ‘다시 허용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오늘) 바꾸라고 해서 ‘광현이 형은 되고 나는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정찬헌은 4월 19일 문학 SSG전에서도 녹색 글러브를 지적받아 2회에 글러브를 바꿨다. SSG 관계자는 “김광현은 정찬헌이 녹색 글러브를 끼고 나왔다가 제지당한 적이 있었다는 걸 알지 못했다”고 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특정 상황을 두고 모든 심판이 똑같이 판단할 수는 없다. 심판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니 김광현의 경우엔 제지하지 않는 상황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수 글러브 색상 규정과 관련해선 심판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걸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 허 위원장은 “심판 중 일부라도 녹색 글러브가 타자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앞으로 녹색 글러브는) 쓰지 못하게 하자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정찬헌은 “(녹색 글러브에)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생각보다 길이 잘 들어서 한 번 더 써보고 싶었다”며 “그냥 놔두기엔 좀 아까워 다시 한 번 껴봤던 건데 여전히 더 아끼라고 하니까 그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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