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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시진핑 “홍콩 애국통치 흔들려선 안돼”… 美 “민주주의 약속 훼손”

입력 2022-07-02 03:00업데이트 2022-07-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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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홍콩 주권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
홍콩 반환 25주년… 시진핑 “주권 수호” 美겨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일 오전 홍콩 완차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존 리 신임 행정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정부 각료들로부터 취임 선서를 받고 있다. 전날 끝난 나토(NATO) 정상회의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중국을 압박한 가운데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 근본 취지는 국가주권과 안보 수호”라며 ‘두 체제 공존’보다 ‘한 나라’를 강조했다. 홍콩=신화 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근본 취지는 국가주권, 안보, 발전이익 수호”라며 “이를 정확하게 관철해야 한다”고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밝혔다. ‘두 체제’보다 ‘하나의 나라’에 방점을 찍어 홍콩에 대한 중국의 전면적 통치권을 전 세계에 강조한 것. 전날 끝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가 아니다”며 압박한 가운데 사실상 홍콩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한 것으로 미국 주도 ‘민주주의 가치 연대’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習 “애국자가 홍콩 다스려야”
이날 홍콩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념식 및 존 리 행정장관 취임식에서 시 주석이 한 33분간의 연설에는 일국양제 표현이 20차례 등장했다. 시 주석은 일국양제의 근본 취지가 (중국의) 국가주권,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는 것이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그러면서 “홍콩과 마카오가 일국양제하에서 안정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이런 근본 취지를 잘 이해하고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방에서는 1997년 반환 전까지 홍콩이 누리던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체제를 향후 중국에 완전 귀속 전까지인 50년간 유지하는 것을 일국양제의 핵심으로 이해하고 있다. 반면 시 주석 연설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두 제도를 뜻하는 양제보다 하나의 국가, 즉 중국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은 “사회주의 제도는 중국의 근본 제도이며 중국공산당의 영도(領導)는 중국(적)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며 “홍콩 주민은 국가 근본 제도를 자각하고 존중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사회주의 체제에서 홍콩이 분리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은 중국에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을 가지고 있으며, 전면적 통치권이 밑바탕 돼야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될 수 있다”면서 “특히 일국 원칙이 확고할수록 양제 효과가 더 뚜렷해진다”고 말했다.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 원칙도 강조했다. 그는 “정권은 애국자 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치 법칙”이라며 “세계 어떤 나라도 비애국적이고 심지어 매국적, 반역적이기까지 한 세력과 인물에게 정권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통치권을 애국자가 확고히 장악하는 것은 장기적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필연적 요구이며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美·英 “중 일국양제, 기본 자유·질서 훼손”
홍콩, 시진핑 연설 앞두고 취재진 엄격 통제 1일 홍콩 반환 25주년 기념식이 열린 완차이 홍콩컨벤션센터 인근에서 경찰들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설을 앞두고 내외신 취재진의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다. 홍콩기자협회는 홍콩 당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국내외 상당수 취재진에 취재 허가조차 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콩=AP 뉴시스
미국 영국 등 ‘가치 동맹’ 측은 민주주의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의 홍콩 정책은 국제 규칙을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의 홍콩 정책은 국제적 신뢰의 기초가 된 규칙을 뒤흔들었다”며 “국제 의무에 따라 행동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NSC는 “홍콩의 민주적 제도가 해체되고 사법부에 대한 전례 없는 압박과 학문 문화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세계 안정을 유지하는 기본적 자유와 규칙 기반 질서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별도 성명을 내고 “홍콩인과 연대하며 중국이 (홍콩 반환 당시) 약속한 자유를 되찾아야 한다는 요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을 언급하며 “중국이 이에 대응해 내놓은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 주민의 권리와 자유의 해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홍콩을 포기하지 않는다. 중국이 (1997년 합의한 일국양제) 약속을 지키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니 웡 호주 국무장관은 1일 “국가보안법 시행 이래 홍콩 주민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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