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선 리테일 영업, 선진국선 IB금융 발굴 현지스타일로 최적화… 해외 진출 성과 이어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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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sight]

우리금융그룹은 현지 특성에 맞는 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신흥국과 선진국에서 각각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는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리테일 영업에 집중하고, 독일 등 선진시장에서는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24개국에 486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10% 안팎이지만 장기적으로 40%까지 끌어올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지 영업력 확대로 경쟁력 강화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창구 모습.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창구 모습.
우리금융은 동남아시아에서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늘리고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과 신용대출 중심의 리테일 대출로 우량 자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은 올해 영업 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인센티브 지급 등 성과 보상도 강화해 현지 영업에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 현지 합작법인인 ‘현대탄콩’과 제휴해 웹 기반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전용 상품을 내놨다. 딜러사 전시실에 우리은행 영업 인력을 배치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은행과 손잡고 모바일뱅킹, 교통카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1위 편의점과도 협력해 모바일 출금 서비스도 선보였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아이패드를 활용해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신규 고객을 찾아가 예금에 가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미 이들 3대 법인은 최근 4년 동안 26%의 당기순이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 법인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3대 법인의 지속적인 성장 강화로 전체 글로벌 영업수익에서 3대 법인의 영업수익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들 3대 법인의 영업수익은 2억894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다. 전체 글로벌 영업수익에서 이들의 영업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새 38%에서 41%로 커졌다.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전환


베트남 우리은행
베트남 우리은행
우리금융은 현지 국가에 최적화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된 데다 현지 금융당국의 활성화 정책으로 해외 디지털금융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 베트남 금융권 최초로 기업 인터넷뱅킹인 펌뱅킹 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일반 기업 이외에 현지 증권사, 전자결제회사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신규 고객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마케팅팀을 운영한 결과 지난해 베트남우리은행의 펌뱅킹 거래 규모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4월에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신규 금융결제망 추진 사업에 외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선정돼 ‘차세대 금융결제 공동망(ACH·Automated Clearing House)’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인도네시아의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모바일 플랫폼 재구축’을 추진한다. 기존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개편하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앱을 출시해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인도네시아 소매금융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UI(사용자 환경), UX(사용자 경험)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구현하고 고객 맞춤 생활 서비스 등을 전면 비대면으로 만들어 새로운 개인 고객들을 유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올해 2월 QR페이인 ‘WB페이’를 선보였다. ‘WB 원 모바일 앱’을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개편하고 계좌 개설 기능을 추가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지난해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상업은행 본인가를 받아 외환 송금과 기업금융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9월 중에는 모바일 외환 송금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비대면 기업대출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현지 배달업체 ‘냠(Nham)24’에서 캄보디아우리은행 계좌로 결제를 할 수 있는 등 다른 플랫폼과의 업무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

네트워크 넓혀 유럽연합(EU) 영업 확대

유럽 지역에서는 네트워크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독일에 있는 유럽 법인을 거점으로 영국, 폴란드, 러시아, 두바이, 바레인을 아우르는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동유럽에 진출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에도 금융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헝가리 사무소는 중·동부 유럽 지역의 시장 조사와 함께 한국 기업의 진출과 금융 업무 지원 역할을 수행한다. 헝가리는 중·동부 유럽의 지리적 중심지로 상대적으로 인건비와 법인세율이 낮다. 여기에다 외국인 투자기업 우대 정책까지 더해져 2차전지, 자동차, 전자 등 글로벌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헝가리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에서 한국의 투자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해외 사무소는 향후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한 지점이나 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른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우리은행은 현지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과 함께 네트워크 간 협력을 통해 IB 딜, 현지 우량 기업 대출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기업투자금융(CIB) 지점의 IB 데스크, 심사센터 심사 인력을 확충해 IB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IB 데스크를 중심으로 해외 IB 네트워크를 강화해 우량 신디케이트론(여러 금융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출)을 확대하고 다양한 IB 딜 경험 등을 토대로 IB 금융 주선도 계속 발굴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글로벌 IB 데스크는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호주 시드니,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독일,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 등에 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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