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오토바이 돌려준 황당한 경찰…“무면허 10대들, 또 달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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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6월 24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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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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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청소년 4명이 오토바이 한 대에 올라타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붙잡힌 가운데, 오토바이 주인이 등장해 경찰의 대응을 비난했다.

오토바이 차주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너무 황당해서 글 올린다”며 사건 경위를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경남 양산에서 울산으로 향하는 경부고속도로 서울 분기점 인근에서 울산에 거주하는 16세 학생 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번호판 없는 오토바이 한 대에 올라탄 이들 중 단 한 명만이 헬멧을 착용한 채 위험한 주행을 이어갔다. 특히 경찰의 사이렌 소리나 제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면허로 고속도로를 30km가량 달렸다.

경찰은 “길을 잘못 들어 고속도로에 진입했다”고 진술한 이들을 고속도로 통행금지 위반 혐의로 조사한다고 전했다. 또 번호판이 없는 오토바이이므로 도난 여부도 확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이 이들을 풀어줬고, 오토바이도 다시 돌려줬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그는 “정식으로 보험 들었고, 번호판 있는 오토바이였다”며 “6월 10일 오토바이를 도난당해서 신고까지 했다. 뉴스에 나올 때까지 내 것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다시 붙잡고 오토바이를 찾을 수 있었던 건 A씨 동생의 직감 덕분이었다.

깨끗했던 A씨의 오토바이(왼쪽)가 학생들이 훔쳐탄 뒤 망가진 모습(오른쪽). ‘보배드림’ 갈무리
깨끗했던 A씨의 오토바이(왼쪽)가 학생들이 훔쳐탄 뒤 망가진 모습(오른쪽). ‘보배드림’ 갈무리
A씨의 동생이 22일 오후 울산 북구에서 오토바이를 탄 학생 2명을 포착했다. 도난당한 오토바이와 똑같이 생겨 확인해본 결과 맞았고, 이 학생들 역시 고속도로를 질주하다 붙잡힌 아이들이었다.

A씨는 “경찰이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를 무면허인 애들한테 다시 주고 풀어줬다는 게 이해 안 간다”며 “그리고 애들은 다시 그 오토바이 타고 울산을 돌아다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황당한 A씨는 아이들한테 “고속도로에서 걸렸는데 어떻게 다시 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아이들은 “경찰이 다시 줬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그는 “차대번호만 조회했어도 도난 신고된 오토바이라는 걸 알았을 텐데”라며 “번호판은 이미 애들이 다 떼서 버렸다”고 했다.

이어 “산 지 한 달 된 오토바이를 완전 박살 내놓고 보상도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온다. 부모랑 통화해도 다를 거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망가진 오토바이의 모습을 공개했다. 당초 누가 봐도 새것처럼 깨끗했던 오토바이는 학생들이 훔쳐 탄 뒤 크고 작은 흠집으로 처참한 상태가 됐다.

한편 당시 단속에 나섰던 부산경찰청 고속도로 순찰대 측은 “오토바이는 청소년을 검거한 양산 하북파출소에 영치시키고 열쇠만 순찰대로 가져와 (오토바이에 새겨져 있는) 차대번호 확인이 바로 어려웠다”며 “이후 (검거된 청소년이 아닌) 한 미성년자가 오토바이를 돌려달라고 할 때는 거절하고 돌려보냈는데, 조금 뒤 검거된 청소년 부모 한 명이 나타나 소유권을 주장해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동시에 확인 과정에서 미숙함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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