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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팬데믹에 몸집 불렸던 美빅테크, 이제는 ‘구조조정 칼바람’

입력 2022-06-22 14:02업데이트 2022-06-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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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인 미국 테크(기술) 기업이 감원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금리 인상 행진에 따라 경기 침체 경고음이 커지면서 나오는 현상이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1일(현지 시간) 직원 구조조정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통신 주최 행사에서 앞으로 3개월간 정규직 근로자를 10%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다만 시간제 근로자는 늘릴 계획이어서 이를 감안하면 감원 규모는 전체 직원의 3.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원 배경에 대해 회사가 인력을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늘렸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 전체 직원은 2020년 말 6만9000명에서 지난해 말 10만 명으로 50%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주가는 올 초만 해도 1200달러 선이었지만 현재는 700달러를 간신히 넘겨 거의 반 토막 난 상태다. 머스크는 경기 침체 전망에 대해 “언젠가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가까운 시일에 닥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구조조정 바람은 테크 업계 전반에 불어 닥치고 있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 넷플릭스도 지난달에 이어 또다시 직원을 정리해고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조만간 지난달과 비슷한 규모의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전체 직원 1만1000여 명 중 150명과 시간제 근로자 수십 명을 해고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유료 가입자 감소로 각종 비용 절감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스포티파이 역시 최근 경기 상황을 감안해 신규 채용을 25%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포티파이는 2019~2021년 직원을 2000명 이상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 왔다. 하지만 향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텔도 이달 초 PC 칩 부문 신규 채용을 당분간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도 지난달 성장세 둔화를 반영해 채용 규모를 크게 줄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증시와 함께 가상화폐 시세가 뚝 떨어지면서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얼마 전 전체 인력의 18%를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테크 업계의 구조조정 찬바람은 최근 미 기업 인력난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으로도 풀이된다. 미국에선 최근 한 달에만 근로자 400만 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뒀으며 기업들은 새 직원을 구하지 못해 임금을 계속 올려줘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그동안 임금 상승이 정체된 서비스업 등에 집중된 것으로 테크 산업 근로자는 지나친 고연봉을 누려온 탓에 기업들 인건비 부담이 가중된 측면도 있다고 일각에서는 풀이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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